김치 많이 먹어도 고혈압에 안 걸린다?…“유산균·칼륨이 나트륨 상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1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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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김치를 많이 먹어도 고혈압 발병에 큰 영향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치가 ‘소금 덩어리’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지만 풍부한 유산균과 칼륨이 나트륨의 고혈압 유발 작용을 어느 정도 상쇄한다는 분석이다.
송홍지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이해정 가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2001년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에 참여한 5932명을 12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김치가 실제로는 고혈압 발병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21일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배추김치를 하루 평균 75g 이하로 가장 적게 먹은 그룹과 가장 많이 먹은 그룹(남성은 225g 이상, 여성은 150g 이상)의 고혈압 발병률은 각각 29.8%, 28.4%로 큰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김치에 함유된 유산균이 장내세균총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원재료인 채소에 들어있는 칼륨이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반면 유산균이 상대적으로 적은 물김치는 섭취량이 많을수록 고혈압 발병률이 높았다. 물김치를 가장 적게(1.5g 미만) 먹은 그룹의 고혈압 발병률은 27.8%였지만 물김치를 가장 많이(47.5g 이상) 먹은 쪽은 35.5%였다.

송 교수는 “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5000mg이 넘고 그 중 19.6%를 김치를 통해 섭취하지만 김치와 고혈압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다만 물김치를 많이 먹는 비만 남성은 고혈압 발병률이 높게 나와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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