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토종 위성기술’ 무궁화 7호 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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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SAT, 방송통신 위성 발사 성공… 국내개발 관제시스템 탑재
필리핀-인도까지 서비스영역 확대… 2021년 목표 본체 국산화도 가속

인공위성과 관련한 우주산업 기술 국산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산 위성 관제 시스템을 적용한 첫 위성이 날아오른 데 이어 국내에서 위성 본체를 개발하려는 연구도 시작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KT의 위성 전문 자회사인 KT SAT는 무궁화위성 7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5일 밝혔다. 발사는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 우주기지에서 이날 오전 6시 50분(현지 시간 4일 오후 6시 50분)에 이뤄졌다. 오전 7시 27분 발사 성공이 최종 확인됐다.

한국은 기존 무궁화위성 5, 6호와 외국과 공동 투자한 코리아샛(Koreasat) 8호까지 총 4기의 정지궤도 방송통신 위성을 보유하게 됐다. 정지궤도 위성의 공전 주기는 지구 자전 주기와 같아 지구에서 보면 항상 같은 곳에 머무른다.

무궁화 7호는 성능시험 등을 거친 뒤 동경 116도 정지궤도에 진입해 7월 초부터 고화질 방송과 위성 롱텀에볼루션(LTE) 통신 등을 서비스한다. 기존 국내 위성은 한반도 주변 서비스만 가능했지만 이 위성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까지 서비스 영역이 확대됐다. 예상 수명은 15년이다.

무궁화 7호는 토종 위성 지상관제 시스템이 처음 적용된 사례다. 이전까지는 주로 프랑스 시스템을 썼다. 기술적으로 해외에 의존하는 것도 문제지만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때마다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무궁화 7호도 처음에는 해외에서 기술을 전수받아 시스템을 개발하려 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사업파트너가 소프트웨어(SW) 핵심 기술 전수를 6개월이 넘도록 교묘하게 피하자 계획을 바꿨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KT SAT가 시스템을 직접 개발하기로 한 것. 2014년 초 개발에 착수해 완성까지 약 3년이 걸렸다.

정차일 KT SAT 용인위성센터장은 “개발 초기 프랑스 측이 ‘과연 너희가 할 수 있을까’ 식의 뉘앙스를 보였지만 지금은 우리 기술력을 인정한다. 무궁화 7호에서 첫 데이터가 관제센터에 도착했을 때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성 본체의 국산화 노력도 시작됐다. 지난달 27일 미래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다목적실용위성 7호 개발 사업의 주관 기업으로 선정했다. 3100억 원을 들여 국산 위성 본체를 2021년 우주에 띄우는 게 목표다.

개발할 위성은 0.3m 이하급(우주에서 30cm 이하 크기 물체 식별 가능) 광학카메라와 적외선 센서를 장착하고 고기동자세제어 시스템을 적용한 초고해상도 광학위성이다. 국가안보, 기후변화 분석, 국토자원 관리, 재해재난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항우연에 따르면 2015년 세계 우주산업 시장 규모는 3353억 달러(약 381조 원)지만 이 중 한국은 2조4876억 원으로 전체의 1% 미만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주도로 우주 개발 사업을 해온 미국은 최근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제프 베저스의 ‘블루 오리진’ 등 민간으로 중심이 옮아가고 있다. 유럽과 일본도 저비용 로켓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이 세계 우주 개발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려면 이제 막 본격화된 기술 국산화에 더욱 속도를 붙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무궁화위성#발사#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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