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어르신 10명 중 7명… 당뇨 등 만성질환 2개 이상 앓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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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경제적 고통으로 우울증까지… 60대 이상 우울증 5년새 35% 증가
생보재단 저소득 고령 질환자 대상… ‘시니어 100세 힐링센터 사업’ 실시

서울 종로구 율곡로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노인들이 필라테스 수업을 받고 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지난달부터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을 대상으로 ‘시니어 100세 힐링센터 사업’을 벌이고 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제공
서울 종로구 율곡로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노인들이 필라테스 수업을 받고 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지난달부터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을 대상으로 ‘시니어 100세 힐링센터 사업’을 벌이고 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제공
 노인 10명 중 7명은 2개 이상의 만성질환에, 3명은 우울증상에 시달리고 있지만 권장 수준에 맞춰 운동하는 비율은 절반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지 않은 노인이 건강 정보 소외 계층이라는 점을 감안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저소득 만성질환 고령자들에게 ‘찾아가는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노인실태조사를 토대로 65세 이상 고령자의 건강 상태와 병·의원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89.2%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만성질환을 2개 이상 앓는 노인은 69.7%, 3개 이상은 46.2%로, 전체 노인이 평균 2.6개의 만성질환을 안은 채 살고 있다. 만성질환은 완치가 어려워 장기간 관찰해야 하는 질병이나 기능장애를 말하며 고혈압, 관절염, 당뇨병 등이 주를 이룬다.

 만성질환의 투병 기간은 ‘남은 평생’과 다름없기 때문에 신체적 고통과 경제적 부담이 합쳐져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일이 잦다. 보건사회연구원이 1만261명을 상대로 검사해보니 65∼69세에서 23.9%였던 우울증 위험 인구 비율은 70∼74세에선 31.5%, 75∼79세 38.5%, 80∼84세 41.9% 등으로 점점 늘어나 85세 이상에선 49%에 달했다. 이 같은 경향은 점차 심해지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우울증 진료 인원은 2010년 19만3078명에서 지난해 26만1740명으로 35.6%나 증가했다.

 이는 노인의 만성질환을 사회 전체가 아닌 개인의 문제로 보는 시각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신체 질환뿐만 아니라 자녀의 성장에 따른 ‘빈 둥지 증후군’, 배우자와의 사별 후 겪는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노인들의 정신건강 악화에 영향을 미치지만 이들이 일정 기간마다 모여 대화를 나누거나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노인 중 권장 수준(1주에 150분) 이상 운동하는 비율은 43.9%에 불과했고,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이들도 41.9%나 됐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만성질환자 중엔 집에만 틀어박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어르신이 많다. 지역사회가 이들을 집 밖으로 끌어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데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지난달부터 서울 종로구 율곡로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기초생활 및 차상위 복지급여 수급자 중 만성질환으로 신체 및 정신건강에 어려움이 있는 고령자 40여 명을 대상으로 ‘시니어 100세 힐링센터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매주 2차례씩 12월까지 총 30차례에 걸쳐 아로마, 색칠, 음식세러피 등으로 구성된 ‘신체힐링’ ‘오감힐링’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재단은 특히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과 심폐 기능을 증가시키기 위한 필라테스 수업을 병행한다.

 이시형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이사장은 “힐링센터 사업이 노인 만성질환의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민관 협력의 선도적 모델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노인#우울증#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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