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더위에 지친 몸에서 통증 폭발… 대상포진, 참지말고 치료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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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과 관련된 질병인 대상포진. 엄청난 통증으로 유명한 이 병은 면역력이 떨어지는 50대에 급증하게 되고 특히 무더운 여름에 적응하지 못하는 신체에서 발병할 가능성이 크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면역력과 관련된 질병인 대상포진. 엄청난 통증으로 유명한 이 병은 면역력이 떨어지는 50대에 급증하게 되고 특히 무더운 여름에 적응하지 못하는 신체에서 발병할 가능성이 크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1 50대 직장인 김은식(가명) 씨는 하루 종일 에어컨 바람을 쐬며 일을 하다가 여름감기로 알려진 ‘냉방병’에 걸렸다. 며칠 동안 몸이 으슬으슬하고 열이 나는 증상을 겪던 김 씨는 옆구리 한쪽에 물집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몸이 약해져 피부까지 약해졌나 생각하던 김 씨는 곧 수십 개의 바늘로 찌르는 것과 같은 극심한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대상포진’ 진단을 받았다. 감기 증상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방치했던 탓에 일주일이 넘어서야 치료를 시작하게 되었고 결국에는 바이러스약과 진통제를 처방 받고 기다려온 여름휴가도 반납하고 ‘방콕 휴가’ 신세를 져야 했다.

#2 때 이른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6월 첫 폭염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작년보다 한 달 빠른 시기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른 더위로 인한 온열 질환자가 작년 동기 대비 두 배가량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폭염으로 인한 건강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장마 뒤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질환이 있다. 바로 몸 안에 숨어 있던 바이러스가 활성화되는 몸속 시한폭탄 ‘대상포진’인데 신체 면역력 저하로 인해 여름철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면역력 감소하는 50대 이상 대상포진 급증

어렸을 때 수두에 걸렸거나 수두 백신을 맞았다면 누구나 몸 안에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몸 안의 신경절 속에 남아 있는데, 성인이 되어 면역력이 저하되면 다시 활성화되어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신경절을 타고 생기기 때문에 보통 얼굴이나 몸의 한쪽에 수포 형태의 발진이 띠 형태로 나타나며,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면역력과 밀접하게 연관된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감소되기 시작하는 50대 이상 남녀에서 급증하는 양상을 보인다. 201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50대(17만1436명), 60대(12만4567명), 70대 이상(10만9353명) 순으로 고령층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대상포진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해마다 증가해 2011년 약 53만 명에서 2015년 약 67만 명으로 약 27% 증가했다.

특히 대상포진은 여름철에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대상포진 월별 진료인원 현황 자료(2014년 기준)에 따르면, 7∼9월 여름철 대상포진 환자 수는 다른 달(1∼6월, 10∼12월) 대비 약 16% 많았다. 그중에서도 대상포진 환자 수는 7월에 연중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합병증 발생 땐 심각한 위협 될 수도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박경찬 교수는 “대상포진이 특별한 계절적 요인이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여름철에는 냉방으로 인한 실내외 온도 차와 열대야로 인한 수면 질 저하, 더위로 인한 수분 부족 등으로 전체적인 신체 리듬이 깨져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의 예방이 중요한 이유는 극심한 통증과 다양한 합병증 위험 때문이다. 이는 대부분이 중장년층인 환자의 삶의 질을 현저히 저하시킨다. 대상포진의 통증은 그 양상이 다양한데, 환자들은 ‘번개로 내리치는 것 같다’, ‘수십 개의 바늘로 찌르는 것 같다’고 통증을 호소한다. 그 강도도 극심해 한 통증 척도에 의하면 대상포진의 통증은 출산통이나 수술 후 통증보다 더 심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대상포진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의 가장 흔한 합병증으로 오래 지속되는 통증을 말하며 60세 이상 환자 10명 중 7명은 포진 후 신경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심지어 수년 동안 이어질 수 있으며 그 외에도 다양한 합병증이 동반된다. 특히 안면 대상포진에 걸리면 각막염, 시력 감퇴, 녹내장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고 뇌중풍(뇌졸중) 발병 위험 또한 평균 1.9배가량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통증 있으면 72시간 내 병원 찾아야”

대상포진과 대상포진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발병 자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예방과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대상포진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몸속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지 않도록 신체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균형 잡힌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으로 신체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음주나 흡연, 과로 등은 되도록이면 피하고,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 질환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병원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 교수는 “대상포진은 요즘과 같은 여름철에 면역력이 저하되면 발병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몸의 한쪽에만 통증이 발생한다거나 몸살, 발열 등 전신적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말고 72시간 이내에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적절히 치료 받아야만 대상포진 후유증 위험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손희정 기자 sonhj@donga.com
#health&beauty#대상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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