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악성 뇌종양 약물 내성 발생 원리 밝혀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1일 12시 08분


코멘트
뇌종양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김필남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3차원 체외 종양 모델을 제작하고 악성 뇌종양의 약물 저항성(내성) 발생 원리를 새롭게 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악성 뇌종양은 수술로 주변 조직으로 침윤하는 특성이 강해 수술 이후 재발이 생기기 쉬운 걸로 알려져 있다. 이 경우 항암제를 써 수술 후 남은 침윤 세포를 없애야 하지만 내성이 쉽게 생겨 치료효과가 떨어졌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뇌종양의 특징을 정밀하게 컴퓨터로 구현한 ‘암 모델’을 만들어 실험했다. 특히 종양이 주변으로 침윤해 들어가는 성질을 알아보기 위해 ‘주변 미세환경’ 모사에 집중했다. 이 기술을 이용해 뇌종양이 주변 세포에 침윤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히알루론산’이라는 합성 단백질을 억제하는 약물을 투입한 결과 뇌종양이 내성이 생기는 현상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컴퓨터 속에서 뇌종양의 내성과정을 상세히 구현해 낸 것이다.

KAIST 측은 이 기술을 임상에 도입하면 동물실험을 대체해 다양한 항암제를 조합하고 검증할 수 있을 걸로 기대하고 있다. 뇌종양 치료를 위한 항암제 내성정도를 미리 실험해 보고 환자에 적용할 수 있어 실질적인 암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기존 약물의 저항 원인을 규명하는 기반기술이 될 것”이라며 “신약 발굴 모델 등으로 다각적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4월 26일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enhance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