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재원 국장보 “서울 상공 무인 에어택시, 꿈이 아닙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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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NASA 넘버3’ 신재원 국장보
“항공우주기술-ICT 갖춘 한국… 상상을 현실로 바꿀 분야 도전을”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이동통신업체(버라이즌)와 협력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항공 업체가 아닌 이동통신업체와의 협업은)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습니다. 이런 일이 소형 무인항공기 때문에 현실이 됐습니다.”

NASA ‘서열 3위’ 신재원 항공연구담당 국장보(57·사진)를 18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관에서 만났다. 신 국장보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 있는 기술의 위력을 절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KAIA)과 항공교통관리(ATM·Air Traffic Management)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했다.

현재 국내외 규정에 따르면 무인항공기는 눈에 보이는 범위에서만 작동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이동통신업체 기지국을 활용하면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을 찾을 수 있다. 그는 “항공 분야에서도 새로운 시대가 열리면서 보잉이나 록히드마틴과 같은 전통적인 항공 업체뿐 아니라 구글, 아마존 등 기존에는 전혀 관련이 없었던 기업과의 협업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신 국장보는 2008년 동양인 최초로 NASA 항공연구부문 총책임자에 오른 인물이다.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버지니아공대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89년 NASA에 입사해 20년 만에 이룬 성과다.

그는 한국이 훈련용 전투기와 헬리콥터는 물론 위성과 발사체까지 개발하는 등 최근 항공우주 분야 기술력이 급성장한 데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내수 시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성과를 거둔 나라는 세계적으로 드물다는 것이다. 한국의 기술력이 뒷받침되면서 최근 NASA와 한국 연구기관 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NASA를 방문하고 2월에 한미 우주협력협정이 타결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신 국장보는 요즘 들어 유난히 한국과의 관계가 긴밀해진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방한 목적도 차세대 항공교통관리 기술을 한국에 먼저 적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 달에는 ‘하늘을 나는 실험실’로 불리는 NASA 연구용 항공기 ‘DC-8’이 한국에 들어와 한반도 대기 관측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달 탐사 분야 협력도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이 NASA의 든든한 전략적 파트너가 됐다는 점에서 한국 출신으로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는 현재 ‘저소음 초음속 여객기’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2003년 운항을 중지한 초음속여객기 ‘콩코드’는 경제성이 떨어지고 초음속을 돌파할 때 발생하는 소음(소닉붐)을 해결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여객기 속도가 초음속을 넘어도 소음이 크지 않은 설계 기술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세계적 항공 동향과 수요를 읽고 있는 그는 한국의 항공 산업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서울과 수원을 오가는 4인승 에어택시를 상상해 보세요. 활주로도 필요 없고 전문적인 조종 기술이 없어도 자율적으로 운행되는 그런 비행기 말이죠. 한국은 항공 기술이 발전했고 정보통신기술(ICT)도 강점인 만큼 이런 전략적인 분야가 유망할 것입니다.”

과학의날(21일)을 맞이한 한국의 미래 과학도를 위해서도 한마디했다.

“기술이 사회를 주도하는 사회가 된 만큼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데 그치지 말고 문제를 해결하는 훈련이 중요합니다.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 능력이 여기서 나올 것입니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기자 ilju2@donga.com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동통신업체#버라이즌#신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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