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의대 김신곤 교수 “적당한 비만이 더 오래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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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0월 28일 13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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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비만이 더 오래 산다”

공공의 적으로 떠오른 비만. ‘뚱뚱한 사람이 마른 사람보다 더 일찍 사망한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식을 뒤엎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적당히 살찐 사람이 마른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낮다는 것.

고려대학교 의대 김신곤 교수는 28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비만인 사람의 사망 위험이 마른 사람보다 더 낮다’는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앞서, 교려대학교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팀은 ‘30세 이상이면서 심장병이나 암을 앓고 있지 않은 사람’ 15만 명을 대상으로 8년 정도 추적해 이러한 연구 결과를 도출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적당히 살찌면 오래 사는 이유로 ‘체력’을 꼽았다. 그는 “고령이고 이미 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수록 기본적인 체력, 영양상태가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지나치게 체중이 안 나가는 사람들은 병에 걸렸을 때 회복하는 능력이 그만큼 떨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망할 위험까지 있다”며 “나이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의 근육과 지방이 큰 병에 노출됐을 때 버틸 수 있는 힘이 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사람들은 지방을 ‘나쁜 것’이라고만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지방이 전혀 없는 것도 합리적이지 않다”며 “우리 몸의 면역력이라든지 몸을 지탱하고 방어하는 데에 있어서는 적당한 정도의 지방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해서라도 저체중이 되면 건강하고, 마른 체형이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건 잘못된 편견이라는 것.

김 교수는 “고도비만은 당연히 나쁘다”고 말했다. 다만 “지나치게 마른 것이 이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견을 꼭 바꿔야 한다”며 “지나친 다이어트는 오래 사는 데에 좋지 않고,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적당한’ 체중이란 어느 정도를 의미하는 것일까.

김 교수는 키와 몸무게를 바탕으로 계산하는 ‘체질량지수(BMI)’로 측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체질량지수란 비만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로,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다. [체중kg ÷ (키cm × 0.01)²]

BMI가 23~24.9이면 과체중이다. 김 교수는 “과체중보다 약간 살이 더 찐 정도가 사망을 피하는 측면에서 유익하다”라며 “이 계산법으로 봤을 때 키가 170cm 정도 되면 몸무게가 73~75kg이 가장 이상적이고, 남들이 보기에는 살이 약간 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정도가 가장 오래 살 수 있는 체중”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현재 서양 사람들보다 현저히 낮은 비만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만 인구가 서양보다 더 많은 것처럼 착각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차제에 그런 기준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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