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만 되면 밤새 ‘벅벅’… 괴로우시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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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 예방-치료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사는 직장인 이모 씨(57)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몸에 발생한 가려움증 때문에 밤잠을 이루기 어려웠다. 주로 등과 옆구리 부분에 생긴 가려움은 상처가 날 정도로 긁어도 없어지지 않았다.

16일 병원을 찾은 이 씨는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여름철이어서 땀이 많이 나 예민해진 피부에 옷이 자주 쓸리면서 생긴 피부병이었다. 국민건강보험 통계(2009∼2013년)에 따르면 여름철인 7, 8월에 환자들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은 우리나라에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09년 391만1866명에서 2013년 479만1502명으로 연평균 5.2% 증가한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 환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1.5배 많은 것(2013년 기준)으로 나타났다.

○ 자주 접하는 물건들 의심해 봐야


이 씨처럼 여름철에 특정 부위가 갑자기 가렵고 진물이 나면 ‘여름철 불청객’인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을 의심해야 한다.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이란 습하고 더운 환경에서 얼굴이나 손, 발에 주로 발병하는 습진의 일종. 발병을 하면 가려움증과 홍반(피부가 붉게 변하는 현상), 구진(1cm 미만 크기로 솟아 오른 종기)이나 물집이 나타나는 증상을 보인다. 처음에는 주로 홍반과 잔 물집이 많이 보이고, 오래되거나 반복적으로 병이 발생하면 그 부위의 피부가 두꺼워지게 된다.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은 이 씨처럼 중장년층이 걸리기 쉬운 질병이다. 박천욱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여름에는 습도가 많고 땀 분비량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외부로 피부 노출이 많다 보니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이 증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을 유발하는 물질은 화장품과 살균제, 꽃가루와 연고 등. 모두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것들이다. 이 외에도 니켈, 코발트와 같은 금속류(주로 벨트, 장신구 등에 사용)나 합성수지로 된 의류 등 3700여 가지가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박 교수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외모에 대한 관심이 늘어 화장품 사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은 젊은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 알레르기 유발 특정 물질 찾아내야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에 가장 쉽게 노출되는 사람들은 꽃가루 등 특정 물질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경우 자신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이 닿으면 그 부위와 손을 즉시 깨끗이 씻는 게 예방의 지름길이다.

평소 자신에게 어떤 물질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이 발생한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해야 한다. 검사를 받을 때는 의사의 질문에 성실히 답하는 게 중요하다. 발병을 유발하는 물질이 워낙 다양한 데다 나이와 취미, 직업 등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 없이는 발병 원인을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구두로 진행되는 검사 외에도 원인 물질을 찾아내기 위해서 피부에 수십 가지의 원인 물질들을 붙여 알레르기 반응을 체크하는 피부접촉반응검사도 진행된다.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의 치료는 대체로 스테로이드 성분의 연고를 사용하고 증상이 심할 경우 스테로이드제나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한다. 박 교수는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병원을 빨리 찾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이규평 인턴기자 아주대 의학전문대학원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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