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많으면 뇌중풍도 늘어… 하지 마비 후유증은 보툴리눔 독소로 치료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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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Beauty]미세먼지와 뇌중풍

날씨가 따듯해지면서 봄의 불청객 황사도 함께 찾아왔다. 사막의 먼지 바람인 황사는 미세먼지 농도도 악화시킨다. 실제로 통계청이 지난해 한 해 동안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도를 분석한 결과 3∼5월의 농도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자료와 비교해보면 서울은 뉴욕에 비해 초미세먼지 농도가 2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하는 뇌중풍(뇌졸중)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미국 뉴욕대 랑곤 메디컬센터 연구팀은 미국 동부지역 시민 30여만 명에게 심혈관 검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대기오염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경동맥이 좁아지는 경우가 2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한 대학에서 진행한 연구에서도 미세먼지 농도가 25%씩 늘 때마다 뇌중풍 사망자가 1%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오염 물질이 몸속에 쌓여 경동맥이 좁아지거나, 혈전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일교차가 심한 요즘 혈압이 상승하고 혈류가 증가하면 기온 변화를 견디지 못한 혈전이 혈관을 손상시키는 증상으로 뇌중풍이 유발된다. 미세먼지가 폐로 들어가면 온몸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 상태가 악화되기도 한다.

2014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다행히 2003년 약 75%였던 뇌중풍 사망률이 2013년에는 50% 정도로 낮아졌다. 이는 현대 의학기술의 발달로 골든타임 안에 필요한 치료가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뇌중풍 후유증을 위한 재활치료에 필요한 인프라는 부족하다. 후유증을 가진 환자가 한 해 13만 명으로 추산되는 등 매년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뇌중풍 후유증은 말하기 힘든 상태가 되는 구음장애, 손발이 마비되는 상지장애, 신경병성 통증 등으로 다양하기 때문에 각 환자의 양상에 맞는 맞춤 재활치료가 요구된다. 그중 근육경직으로 하지 마비를 앓는 상지장애가 가장 흔하다.

근육경직 치료법에는 약물복용, 수술치료, 운동치료를 비롯한 여러 방법이 있다. 또 보툴리눔 독소를 특정 근육에 투여하는 재활치료법도 있다. 보툴리눔 독소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이라는 세균의 단백질 산물로서, 근육을 수축시키는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차단하는 치료법이다. 이는 경구용 약 복용이나 수술치료와 비교했을 때 특정 근육에만 영향을 주어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검증됐다. 영국이나 미국 같은 선진국가에서는 보툴리눔 독소의 사용을 권고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메디톡신 등 국산 제품이 시판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황사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뇌중풍을 불러오는 미세먼지를 피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박희동 서울의료원 재활의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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