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충분히 자도 심한 졸음 느끼는 기면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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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때 시작… 조기진단 치료가 중요
[신홍범 박사의 재미있는 수면이야기]

신홍범 박사
신홍범 박사
피로한 것과 졸음은 어떻게 다를까? 이걸 명확하게 구분하기 쉽지 않다. 피로하면 쉬어야 한다. 대개 잠을 자면서 쉰다. 졸음은 심하게 잠이 오는 상태이다. 잠을 참기 힘들다. 피로할 때나 졸릴 때나 잠을 잔다. 그래서 그 둘을 구분하기 힘들다. 그런데 피로와 졸음은 원인에서 다르고 그래서 치료법, 즉 처방도 다르다.

피로는 어떤 활동을 너무 열심히 해서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가 모두 고갈된 상태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하고 밤이 되면 바로 잠이 오지는 않지만 더 이상 아무 일도 할 수 없고, 일할 의욕이 없어 멍하니 있게 되는 상태가 피로다.

심한 졸음으로 고통을 겪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조금 다르다. 운전해서 어딘가로 가야 하는데 졸음이 쏟아진다. 마음먹고 공부를 해야 하고, 어떤 일을 기한 안에 끝내야 하는데 졸음 때문에 할 수 없다. 뭔가 하고자 하는 의욕은 있는데, 잠으로 방해 받고 있는 상태가 졸음이다.

졸음은 수면장애의 중요한 증상이다. 수면이 부족할 때 졸음이 심해진다.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6시간 이하라면 만성 수면부족 상태다. 심한 졸음으로 이어진다. 수면시간이 8시간 정도로 충분함에도 졸음을 느낀다면, 수면의 질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수면 중에 호흡이 제대로 되지 않는 수면무호흡증이다. 자는 중에 수시로 호흡이 안 되고, 뇌가 깨면서 깊은 잠을 잘 수 없다. 싸구려 잠을 길게 잔 셈이다. 8시간을 자도 실제 수면시간은 4시간이 안 된다. 그런 상태가 오래되면 졸릴 수 밖에 없다.

좋은 수면을 8시간 이상 충분히 취해도 낮에 심한 졸음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질환이 기면증이다. 기면증은 낮 동안 뇌를 깨어 있도록 하는 신경전달물질이 적게 만들어져서 생기는 수면질환이다. 중고등학교 무렵에 시작하고 학업에 큰 손해를 준다. 조기에 진단해 치료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과로하지 않는데, 조금만 일을 해도 심한 피로를 느끼는 사람이 있다. 만성 피로의 원인은 다양하다. 빈혈이 있으면 몸속 산소 부족으로 신체 에너지 이용률이 떨어져 쉽게 피로를 느낀다. 몸이 무겁고 손발이 차고 변비가 있으면 갑상샘(선)기능저하증일 수 있다. 기분이 우울하고 의욕이 없으면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다. 많이 먹어도 늘 기력이 없고 소변을 자주 본다면 당뇨병으로 인한 피로감일 수 있다. 평소 물을 자주 마시지 않고 카페인을 함유한 음료를 과용하는 경우에는 카페인 금단증상으로 심한 피로를 느낄 수 있다.

피로와 졸음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크고 작은 사고를 유발하는, 흔하면서 중요한 의학적인 상태이다. 피로와 졸음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살면 안 된다. 원인을 찾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신홍범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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