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합병…네이버 독주 막을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5월 27일 06시 55분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가 합병을 공식화하면서 네이버가 독주 채비를 갖춘 국내 모바일 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26일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합병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최세훈 다음 대표(왼쪽)와 이석우 카카오 대표. 사진제공|다음커뮤니케이션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가 합병을 공식화하면서 네이버가 독주 채비를 갖춘 국내 모바일 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26일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합병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최세훈 다음 대표(왼쪽)와 이석우 카카오 대표. 사진제공|다음커뮤니케이션
■ 공룡의 탄생…IT시장 지각변동 예고

인터넷포털 2위-모바일메신저 1위의 결합
8월 주주총회 열어 합병 절차 마무리 예정
모바일플랫폼·성장동력 등 부족한면 지원
네이버 견제·해외시장 공략 등 시너지 기대


네이버의 독주를 막을 또 다른 공룡이 탄생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는 26일 올해 초부터 나돈 합병설을 공식 인정했다. 다음과 카카오는 이날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법인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8월 주주총회 승인을 얻어 연내에 합병 절차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합병 형태는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1:1.556의 비율로 피합병법인인 카카오의 주식을 합병법인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발행신주와 교환하는 방식이다. 통합법인의 명칭은 ‘다음 카카오’. 직원수는 3200명이며 시가총액은 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인터넷 포털 2위 기업과 모바일 메신저 1위 기업이 합치면서 국내 정보기술(IT)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PC온라인에 이어 모바일에서도 독주 채비를 갖춘 네이버의 파상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부족한 부분 채워 시너지

업계에선 양사의 합병을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 시너지를 내기 위한 ‘윈-윈 전략’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다음과 카카오는 인터넷 포털과 모바일 메신저 등 각 영역에서 견고한 입지를 구축해 왔다. 하지만 새롭게 추진한 사업들이 미진한 성과를 내며 ‘차세대 성장 동력 부재’라는 위험요소도 안고 있었다.

1995년 설립된 다음은 한메일과 카페, 미디어다음, 검색 등 국내 인터넷 서비스의 새 장을 열었고, 포털 부문 부동의 2위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변화하는 환경엔 적응하지 못했다. 모바일 플랫폼으로의 확대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2000만 가입회원을 모았지만 실제 이용인구는 350만에 그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이다.

2006년 출범한 카카오의 경우엔 스마트폰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새 시대를 활짝 열었다. 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스토리’까지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모바일 플랫폼 시대 최강자로 우뚝 섰다. 하지만 이후 새 성장동력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야심 차게 출시했던 콘텐츠 서비스 ‘카카오 페이지’는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고, 해외시장에서도 카카오톡이 경쟁사 네이버의 ‘라인’에 못 미치는 성과를 거뒀다.

● 새 돌파구 마련할까

다음과 카카오가 주춤하는 사이 인터넷 포털 절대강자 네이버는 모바일 포털에서도 강력한 1위 자리를 확보했다. 여기에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SNS ‘밴드’ 등을 앞세워 영역을 확장하며 독주 채비까지 갖췄다. 다음과 카카오 입장에선 새 돌파구 마련이 절실했다.

양사의 합병은 향후 포털과 모바일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카카오가 가진 모바일 플랫폼 영향력에 다음의 콘텐츠와 마케팅이 합쳐져 네이버 독주에 제동을 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해외시장 공략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통합법인은 다음과 카카오가 당분간 독자성을 유지하되, 공통부문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부문부터 순차 통합해 나갈 계획이다.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는 “같은 업계에 있으면서 그동안 많은 제휴 모델을 함께 고민했고, 이번 합병도 거기서 나온 결과다”며 “양사 모두 잘 못하는 부분도 있고 잘하는 부분도 있다. 여기서 강점을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도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두 회사의 강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장기 목표는 지난해 발표했던 수익을 내는 100만 파트너를 만들고 연관 매출 10조원 달성이다”고 말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트위터@kimyke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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