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악! 밤잠 설치게 하는 어깨통증, 줄기세포로 잡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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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정형외과 ‘회전근개 파열’ 치료

어깨관절을 둘러싼 회전근개 파열을 방치하면 나중에 어깨를 아예 못 쓸 수 있다. 자신의 골수세포 이식을 통한 줄기세포 치료법은 당일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호전 속도가 빠르다. 제일정형외과 제공
어깨관절을 둘러싼 회전근개 파열을 방치하면 나중에 어깨를 아예 못 쓸 수 있다. 자신의 골수세포 이식을 통한 줄기세포 치료법은 당일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호전 속도가 빠르다. 제일정형외과 제공
강원 횡성에 사는 박모 씨(58)는 수개월 전부터 시작된 어깨 통증으로 농사일을 할 수 없는 상태다. 통증이 처음 왔을 때 동네병원에서 X선 검사를 받았으나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었다. 물리치료와 주사를 맞았지만 통증은 점점 더 심해졌다.

팔을 뒤로 돌릴 때, 옆으로 올릴 때 특정 각도에서 통증이 더 심했다. 또 어깨를 움직이면 안에서 뭔가 걸리는 느낌과 마찰음 같은 것을 느꼈다. 통증이 심해 잠을 잘 수도 없고 아픈 어깨쪽으로 돌아 눕다 보면 악 소리가 날 정도로 아팠다.

결국 박 씨는 전문병원을 찾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 정밀검사를 한 결과, ‘어깨 회전근개 힘줄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하면 오랜 기간 일을 못 한다고 고심했는데 수술 대신 줄기세포를 이용한 주사치료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박 씨는 이 시술 뒤 통증은 곧 사라졌고 망가진 어깨 힘줄이 재생되어 내년에는 풍년 농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어깨 관절 유연하지만 병도 많이 생겨

어깨 관절은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로 자유롭게 회전이 가능한 부위지만 평평한 접시 위에 동그란 공이 얹힌 모양으로 가장 불안정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어깨 관절을 유지하기 위해 관절 주변부 골격의 불안정성을 보완하는 섬유연골 조직인 관절와순이 있고 관절 외부엔 회전근개라는 근육들이 그 주위를 감싸고 있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둘러싼 4개 근육(극상근, 극하근, 소원근, 견갑하근)이 합쳐 하나처럼 돼 있다. 회전근개는 팔을 들어올리거나 회전시키는 운동을 담당한다. 또 어깨가 움직일 때 주위와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역할 때문에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세수하기, 옷입기, 운동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회전근개파열 방치하면 어깨 사용 못할 수도

어깨가 자유롭게 움직일수록 우리가 모르는 사이 항상 부상이나 퇴행성 관절 질환의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 그중 대표적인 회전근개 파열은 50여 개가 넘는 어깨질환 중 오십견만큼 흔한 질환이다.

그러다 보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증상 초기에 치료 시기를 놓쳐 증세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우선 회전근개 파열이 오면 △어깨가 뻣뻣해져 관절운동의 제한이 오기도 하고 △밤에 통증이 심해져 밤잠을 설치고 △뒷목이 뻣뻣하며 △통증이 있는 방향으로 돌아눕기조차 힘든 증세가 나타난다.

이런 증상은 활액막에 염증이 생기는 오십견의 증상과 비슷한데 회전근개 파열로 어깨를 계속 움직이지 못하면 어깨 관절을 원활하게 움직이게 해주는 관절의 활액막에도 염증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 오십견의 경우 세월이 지나면서 증세가 사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회전근개 파열도 일시적으로 통증이 완화되는 경우가 있어 오십견이 치료되는 과정으로 혼돈되기도 한다. 하지만 회전근개 파열의 경우 치료 시기를 놓치면 파열로 끊어진 힘줄이 계속 말려들어가 결국 어깨를 사용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시기 놓치면 수술 고려… 최근 줄기세포 치료 시도

회전근개 파열은 조기에 발견하면 체외충격파치료나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도 충분히 호전이 된다. 그러나 치료가 늦어져서 회전근개 부분 파열이나 주위 인대나 힘줄의 변형이 나타나면 수술을 고려해야 된다.

최근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초·중기의 회전근개 부분 파열 환자도 수술 없이 치료하는 길이 열렸다. 자가골수세포를 이용한 힘줄재생 주사치료법이다.

자가골수세포이식을 통한 힘줄재생 주사치료법은 환자의 골반 골수에서 채취한 혈액에서 조직의 재생을 일으키는 세포를 뽑아내 손상된 인대나 힘줄 등 관절 부위에 주입해 손상된 부위를 재생시키는 치료법이다.

시술 시간은 30분 정도다. 주사를 이용한 비수술적 치료이므로 수술 시 절개나 전신마취, 수혈 등으로 인한 감염이나 후유증이 없으며 시술 후 당일 퇴원이 가능해 일상 복귀도 빠르다. 주사치료제로 환자의 골반골수의 혈액을 이용하는 이유는 골반골수 혈액은 혈관생성인자, 조직 성장인자 등이 풍부하게 포함돼 있어 우리 몸에서 재생 능력이 가장 풍부하기 때문이다. 시술 후 손상된 조직이 정상적인 모습으로 재생하기 위해서는 대략 3∼6개월이 걸리지만 환자의 증상은 시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호전을 보인다. 호전된 시기에 관절 주위 근력의 균형 및 강화를 위한 재활을 꾸준히 하면 통증이 오기 전 상태로 대부분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이 치료법이 모든 환자에게 적용될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손상된 힘줄이나 근육 등의 조직을 재생시키는 치료법이기 때문에 재생시킬 수 있는 조직이 있어야 가능하다. 따라서 회전근개 힘줄의 전 층이 파열돼 힘줄이 뼈로부터 떨어진 경우엔 관절내시경을 이용헤 힘줄을 복원해주는 관절경하 회전근개 힘줄 복원술이 필요하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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