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국소마취로 대화하며 시술… 미세레이저로 디스크 잡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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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강동) 튼튼병원

민형식 서울(강동) 튼튼병원장(오른쪽)이 환자의 꼬리뼈 사이로 1㎜ 내시경과 레이저를 집어넣어 미세레이저디스크 시술을 하고 있다. 서울(강동) 튼튼병원 제공
민형식 서울(강동) 튼튼병원장(오른쪽)이 환자의 꼬리뼈 사이로 1㎜ 내시경과 레이저를 집어넣어 미세레이저디스크 시술을 하고 있다. 서울(강동) 튼튼병원 제공
“비가 오려나, 아이고∼ 허리야.”

노인만 이런 넋두리를 하는 게 아니다. 관절과 달리 척추는 퇴행이 빨리 시작된다. 이르면 10대 때부터 증세가 나타난다. 요즘에는 척추 질환 때문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직장인, 학생을 쉽게 볼 수 있다.

서울(강동) 튼튼병원 민형식 병원장은 “물론 아직까지도 중년과 노인의 환자 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젊은 직장인이나 심지어는 중학생들도 허리디스크를 포함한 척추 질환 때문에 병원을 찾는다. 이런 사례는 이미 많을 뿐만 아니라 점차 더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허리디스크는 대표적 척추질환

우리가 흔히 말하는 허리디스크의 정식 병명은 ‘추간판탈출증’이다. 허리뼈 사이의 ‘수핵’이 압력이나 충격으로 손상되면 주변 섬유질에 균열이 생긴다. 이 틈으로 수핵이 튀어나오면서 주변 신경을 누른다. 허리에 통증이 나타나고 다리와 엉덩이 심지어는 발목까지 저림 또는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대소변을 보는 것도 어려워진다.

이 통증은 심해졌다가 약해졌다가를 반복한다. 이 때문에 의외로 많은 이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간다. 그 결과 허리디스크를 장기간 방치하게 된다.

제대로 치료만 하면 전체 환자의 80∼90%는 1∼3개월의 충분한 휴식과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증세가 완화된다. 절대 안정하면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열 치료와 초음파 치료를 받으며 보조기를 착용하고 복근강화 운동을 하며 올바른 허리사용법 교육을 받는 게 대체적인 보존 치료의 방법이다.

이런 보존적 치료를 12주 정도 했는데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더 악화됐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에도 여러 방법이 있다. 직접 메스를 대는 절개 수술은 고전 중의 고전에 속한다. 최근에는 절개 부위를 크게 줄인 ‘최소침습’ 수술도 유행이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현미경이나 내시경, 레이저 등을 활용하는 수핵절제술이 있다.

이런 수술은 전통적인 절개 수술보다는 덜하지만 전신마취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부작용이 어느 정도 생긴다. 특히 노인은 상처 회복 속도가 더딜 수 있다. 빨리 일상으로 복귀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도 때로는 부담이 된다.

미세레이저디스크 시술, 일상복귀 빨라

의료 기술은 나날이 발전한다. 최근에는 허리디스크 수술 치료의 단점을 보완한 여러 방법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미세레이저디스크 시술’은 주목할 만하다.

시술 방법은 이렇다. 우선 직경 3mm의 가느다란 관에 1mm의 초소형 내시경과 레이저를 장착한 장비를 환자의 꼬리뼈 부분으로 삽입한다. 이어 초소형 내시경을 통해 모니터로 디스크 부분을 확인한다. 그 다음에는 레이저를 사용해 튀어나온 수핵 부위를 정확하게 제거한다.

이 시술은 국소마취 상태에서 시행한다. 시술을 진행하는 내내 환자와 대화를 한다. 그 덕분에 환자의 상태를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도 시술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시술에 걸리는 시간도 30분 내외로 짧다. 시술이 끝나면 잠시 안정을 취한 뒤 곧바로 귀가할 수도 있다.

이 시술은 추간판탈출증 외에도 디스크 파열, 급성·만성 요통, 척추수술 뒤 통증 증후군과 같은 허리 질환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 또 전신마취가 부담스러운 고령의 환자나 수술 치료가 어려운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자들에게도 시술이 가능하다.

임강택 튼튼병원 척추첨단시술 연구센터장은 “1mm 초소형 내시경과 레이저를 꼬리뼈 부분으로 삽입하기 때문에 흉터도 남지 않고 일상복귀도 빠른 최첨단 시술이라 환자들이 많이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 병원장은 “수술이든 시술이든 그 전에 보존적 치료를 충분히 받아야 한다. 그래도 증상이 악화된다면 최후에 시술이나 수술을 선택하는 게 좋다. 이때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을 한 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소 예방을 생활화해야

모든 질병은 예방이 최선이다. 허리질환도 예외는 아니다. 허리디스크 질환을 막을 수 있는 생활수칙을 익혀두고 실천하는 게 좋다.

우선 하루에 20∼30분은 평지나 낮은 언덕을 걷는 게 좋다. 자전거 타기나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적절히 해 두는 것도 필수다.

무엇보다 올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오랜 시간 의자에 앉아서 근무해야 한다면 적어도 30분마다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자. 무거운 물건을 들 때에는 한 번에 무리하게 들려고 하지 말고 천천히 들어올린다. 오래 서 있을 때에는 한쪽 발을 낮은 발판이나 상자 같은 것에 올려놓는 것도 좋다.

비만은 허리질환의 가장 큰 위험요소 중 하나다. 체중 관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 흡연 또한 허리 건강에는 적이다. 금연하자.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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