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걷고 싶게 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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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와 건강도시’ 아카데미 5일에
“교통안전은 시민건강의 필수요소”

지역사회 주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도시를 말하는 ‘건강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건강증진재단이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지방자치와 건강도시’라는 주제로 여는 정책리더십 아카데미도 이런 관심의 결과다.

사실 건강도시라는 개념이 최근에 등장하지는 않았다. 아카데미에서 건강도시의 개념과 세계적인 동향을 발표하는 홍경수 재단 건강증진실장에 따르면 한국은 1996년부터 건강도시 시범 사업을 경기 과천시에서 실시했다. 2006년에는 대한민국 건강도시협의회가 발족되기도 했다. 현재 64개 도시가 정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홍 실장은 이날 해외의 우수한 건강도시 사례도 소개한다. 일본 아이치 현의 오와리아사히 시는 건강도시를 만들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그 내용은 △사람들이 누워만 있는 걸 예방하는 도시 △어디든 외출할 수 있는 도시 △사람들이 항상 살고 싶어 하는 도시다.

오와리아사히 시는 우선 시민들이 어디든지 쉽게 갈 수 있도록 버스 노선을 개선했다. 또 누구나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13개의 걷기 코스도 만들었다. 공원과 화단도 만들어 관리했고 시민들의 기부금으로 57가지 운동기구도 설치했다.

한국에도 건강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도시들이 있다. 충남 금산군은 아토피 치유축제를 열고 건강 체험 복합시설인 ‘인삼약초 건강관’을 만들었다. 건강 체조나 건강 걷기 등 다양한 신체활동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경기 부천시도 아토피, 천식 예방 사업을 벌이고 ‘고혈압·당뇨 등록관리센터’를 운영하며 시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강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통안전도 빠질 수 없는 요소라고 말한다. 이날 건강증진과 도시계획에 대해 발표하는 이제승 홍익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자동차 사고는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라며 건강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통안전을 보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교통안전에서 노인 등 약자의 안전이 점점 더 중요시되고 있다. 건강한 성인을 기준으로 도시를 설계하면 어린이나 노인 등 약자들에겐 위험이 될 수 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의 교통사고율은 세계적으로 매우 높고 어린이와 노인의 교통사고율은 부끄러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한국건강증진재단은 국민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정책을 논의하는 ‘국민건강포럼(가칭)’을 만들기로 했다. 정식 명칭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공모해 선정한다. 아이디어는 14일까지 건강증진재단 웹사이트(www.khealth.or.kr)를 통해 제안하면 된다. 선정된 1명은 건강증진재단 이사장 명의의 상과 함께 100만 원의 상금을 받는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지방자치와 건강도시#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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