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 속에 QR코드 삽입해 짝퉁약 잡아낸다

  • Array
  • 입력 2012년 11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박욱 - 권성훈 교수팀 개발

국내 연구진이 ‘QR코드’가 새겨진 모래알 크기의 입자를 알약 속에 넣어 가짜 약을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경희대 제공
국내 연구진이 ‘QR코드’가 새겨진 모래알 크기의 입자를 알약 속에 넣어 가짜 약을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경희대 제공
발기부전치료제의 대명사인 ‘비아그라’. 명성만큼이나 가짜 약들이 유통돼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는 약효가 없을 뿐만 아니라 심할 경우는 생명까지 위협한다. 이 때문에 제약사들은 고유한 포장법을 개발해 가짜 약 유통을 막으려고 하지만 내용물은 물론이고 포장까지 복제가 가능하다는 데 한계가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가짜 약을 잡아내는 획기적인 방법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경희대 박욱 전자전파공학과 교수와 서울대 권성훈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공동 연구진은 알약 속에 ‘QR코드’가 새겨진 모래알 크기의 입자를 담아 가짜 약을 판별해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QR코드는 바코드보다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2차원 코드다. 연구진은 인체에 무해한 폴리머 입자를 만들고 그 위에 QR코드를 새겨 넣었는데, 전체 크기는 0.3mm 정도로 현미경으로나 볼 수 있을 정도다.

알약 속에 식별 정보를 담은 입자를 넣으려는 아이디어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문자나 바코드를 이용했기 때문에 담을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한 QR코드에는 약의 이름, 성분, 제조지, 유통기한 등 기존보다 100배나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다. 또 외부의 충격을 받아 코드의 20%가 손상되더라도 정보를 정상적으로 읽어 들일 수 있다. 연구진은 입자에 코드를 쉽게 새기는 기술도 함께 개발해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

박 교수는 “알약 속에 식별 입자를 함께 넣어 만들면 포장이 아닌 재료 수준에서 가짜 약 유통을 막을 수 있다”며 “고가의 약품이나 화장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활용할 가치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권위지인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 20일자 표지논문에 실렸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