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사용후핵연료]③한국의 파이로 건식처리기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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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화학 방법으로 재활용… 선진국보다 10배 효율

원자력 발전은 많은 양의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방사성폐기물, 특히 사용후핵연료 처리와 처분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질학적으로 안정적 화강암반이 발달돼 있어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처분할 수 있다. 그렇지만 국토가 좁고,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두려움이 많아 처분장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사용후핵연료 재활용이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원자력위원회는 2008년 12월 ‘미래원자력시스템 개발 장기 추진계획’을 확정하고 ‘파이로 건식처리 기술개발 계획’을 수립했다. 파이로 건식처리 기술은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하는 기술이다. 이때 플루토늄과 같은 민감한 핵물질은 따로 분리해서 회수할 수 없다. 무기의 원료를 회수하기 위해 사용됐던 기존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기술과도 뚜렷하게 구분되는 만큼 이 기술을 이용해 핵무기 원료를 추출할 수 없다는 말이다. 핵확산 방지 측면에서 그만큼 유리하다.

미국과 프랑스, 러시아도 파이로 건식처리에 관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는 1997년부터 소규모 파이로 건식처리 기술을 개발해왔다. 현재 모의 사용후핵연료를 이용한 실험실 규모의 실험에 성공했고, 시험 가동할 정도인 파일럿 규모의 공정 시설도 확보한 상태다.

우리나라의 파이로 건식 처리 기술은 기술 상용화 측면에서 미국, 일본에 비해 한발 앞섰다. 특히 미국 등 외국의 공정보다 10배 이상 효율이 높으며 공정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도 보유한 상태다.

우리나라는 2025년까지 상용 규모 기술을 검증할 시설을 세우고, 2026년부터 고속로에 이용할 금속핵연료를 생산한 뒤 2028년 건설 예정인 고속로 원형로에 공급할 계획이다.

송기찬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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