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39세 임부 임신중독증, 20대의 2배… 고령 임부는 전담병원 내집처럼 드나들어야

  • Array
  • 입력 2012년 10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고령 임부는 합병증, 임신중독증 등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배덕수 교수가 초음파로 태아의 상태를 검사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고령 임부는 합병증, 임신중독증 등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배덕수 교수가 초음파로 태아의 상태를 검사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지난달 26일 서울아산병원에서 만 57세 여성이 제왕절개수술로 2.23kg의 남아와 2.63kg의 여아를 출산했다. 국내에서는 최고령이다. 폐경기가 지났기 때문에 냉동 보관된 난자를 활용해 시험관아기 시술을 했다.

▶본보 9월 27일자 A13면 57세 여성, 쌍둥이 낳았다

이 여성은 임신에 성공한 후로도 아이를 낳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진다. 나이가 많아서다. 임신 중 당뇨병 증세도 있었다. 그러나 이 여성은 매일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몸을 관리해 위기를 넘겼다.

평균 결혼연령이 늦어지면서 아이를 낳는 시기도 늦춰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만 40세 이상 여성이 낳은 아이는 1만 명을 훌쩍 넘었다. 해당 통계를 낸 1981년 이래 가장 많았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산부인과연맹은 만 35세 이상 여성이 처음으로 임신하면 고령 임부로 간주한다. 이런 고령 임부일수록 ‘젊은’ 임부보다 임신 확률이 낮다. 물론 주의해야 할 점도 훨씬 많다.

○ 출산경험 있어도 고령은 일단 ‘위험’


보통 고령 임부가 초산일 때만 건강상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출산 경험과 상관없이 나이가 많으면 일단 위험요소는 많아진다. 무엇보다 각종 질환 발생률이 높기 때문이다. 당뇨병이 생길 위험은 만 20∼25세의 임부보다 2∼3배 높다. 만 35세 이상 임부 가운데 10∼20%에서 고혈압이 발견된다. 만 35∼39세 임부의 임신중독증은 20대의 2배 정도다.

합병증 위험도 높아진다. 육체의 퇴행성 변화가 시작된 고령 임부들은 신진대사도 덜 원활하다. 정신 건강도 위축돼 있을 수 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고령 임부는 각종 성인병을 지니고 있다. 심혈관계, 신경계, 신장, 호흡기계 질환과 암이 동반될 수도 있다. 제왕절개수술로 아이를 낳는 비율이 더 높기 때문에 마취에 대한 위험도도 증가한다.

태아에게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염색체 이상이 증가한다. 35∼39세는 125명 중 1명, 40∼45세는 40명 중 1명꼴로 신생아 염색체 이상을 경험한다. 35세 미만의 경우 이 수치는 500명 중 1명 정도로 낮다. 태아 기형의 발생률이 커지는 것. 더불어 신생아 사망률도 높아진다.

○ 의사 자주 찾고 몸 관리 철저히 해야

고령 임부 가운데 상당수가 직장인이다. 회사를 다니다 보니 진료에 소홀하기 쉽다. 하지만 의사를 자주 만나야 합병증을 미리 발견해 대처할 수 있다.

임신 7개월까지는 매달 1회 정도 의사를 찾아도 된다. 그러나 8∼9개월로 접어들면 2주마다 의사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10개월째에는 매주 병원을 가야 한다. 만약 출혈, 부기, 체중 증가, 복통, 양수파수, 두통이 나타나면 정기검사와 별도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35세 이상 임부는 출산 전에 태아 염색체의 이상 여부를 검사할 것을 권한다. 양수 검사, 태아를 둘러싼 융모막 검사 등이 종종 활용된다. 정밀초음파 검사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모든 임부에게 적당한 운동은 득이 된다. 고령 임부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해서 고령 임부를 위한 특별한 운동이 있는 것은 아니다. 걷기, 수영, 스트레칭, 체조 등 규칙적인 운동을 주 3회 이상 하자.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고 과체중을 막는다. 요통이 덜하며 난산합병증을 줄일 수도 있다.

과격한 운동은 오히려 해롭다. 급성 저혈당증, 만성피로, 근골격계 상해 등을 일으킨다. 태아에겐 급성 저산소증, 발달장애가 생길 우려가 있다. 과도하면 유산, 조산, 임신중독증이나 임신 중 출혈 등의 합병증도 일어날 수 있다.

임신과 함께 당뇨에 걸렸다면 식생활 습관을 조절해야 한다. 식단을 저염분, 저칼로리 음식으로 꾸미고 하루 섭취 열량을 1800Cal 이하로 낮춘다. 칼슘과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 출산 후에도 가족이 충분히 배려해야

고령 임부는 젊은 임부에 비해 신체의 유연성과 골반 뼈의 신축성이 떨어진다. 임부와 태아의 상태를 자주 검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난산의 위험도 높다. 이 때문에 진통의 기미가 있으면 지체하지 말고 입원하는 게 좋다.

출산 후 회복 능력도 젊은 산모보다 떨어진다. 산후 출혈의 빈도도 상대적으로 높다. 충분한 휴식과 산후 출혈에 대해서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산후 우울증이 생길 수도 있다. 임신 때와 마찬가지로 출산 후에도 남편과 가족의 배려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도움말=김암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김종화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임신중독증#고령 임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