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소통’ 전문 김학수 서강대 교수 “블랙아웃 위기는 전력난 해결 절호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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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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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교수는 지구온난화, 원자력발전 정책 등과 같은 인류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이 문제의 인식에서부터 해결책을 찾는 것까지 모든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이론화해 주목받고 있다.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
김학수 교수는 지구온난화, 원자력발전 정책 등과 같은 인류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이 문제의 인식에서부터 해결책을 찾는 것까지 모든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이론화해 주목받고 있다.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
“여름에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고 전기요금도 오른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국민 통합의 계기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불안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공유하고 해법을 같이 찾으면 됩니다.”

과학기술언론학 분야 1세대 학자로 꼽히는 김학수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61)의 논문인 ‘기후변화와 과학, 공동체’가 ‘대중의 과학이해(PUS)’ 4월호에 초청 논문으로 실렸다. 이 저널은 과학기술 소통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7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 연구실에서 만난 김 교수는 자신이 제시한 이론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원자력 발전 정책을 둘러싼 논란을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를 해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입니다. 지금까지는 구성원들의 행위를 유도하는 체계적인 방법론이 없었어요. 저는 사람들의 행위에 주목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한 겁니다.”

김 교수는 사람들이 공동체의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려면 공동노출, 공동주목, 공동인지 등 일련의 행위과정 요인들을 순차적으로 수행해야 하고 단계마다 상호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문제를 공유하면 공동 질문에 대한 답을 얻게 되고 이에 대해 ‘공동실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전이 ‘필요하다’ ‘아니다’ 주장하기 전에 전력난이라는 문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대통령을 비롯한 지도자들은 우선 이 문제를 공동의 문제로 노출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국민들이 이를 인식한 뒤 관심을 갖고 참여하면서 해법을 도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전력난을 사회적 의제로 설정하고 반상회와 언론 등을 통해 ‘현재 우리나라의 전력 수급 체계’가 어떤지를 진단한다. 이 과정에서 대중은 원전 등 발전 방식에 대해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그 다음 원자력, 화력, 태양광 발전 등의 효과와 문제점을 토의하도록 해 국민들이 대안을 찾아내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지도자들은 질문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무시하고 정해진 결정을 ‘무조건’ 따르라고 해왔습니다. 과학적 사실도 외면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 이해도를 높이지 못했고, 결국 모든 사안이 정치적으로 흘러가게 된 거죠.”

김 교수가 제시한 행위과정 원리가 실현되려면 무엇보다도 사람들 사이에 소통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공동체 의식이 되살아나야 한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훈련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
#김학수#블랙아웃#전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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