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환자 생존율 90%, 고려대 구로병원 유방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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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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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전문의 9명 협진… 여성성은 그대로, 종양만 감쪽같이 ‘kill!’

《임신 8주의 주부 박모 씨(33)는 언제부턴가 가슴이 커지는 걸 느꼈지만 임신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무심코 넘겼다. 하지만 임신 9주부터 오른쪽 유두에서 검붉은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가슴을 만져보니 딱딱한 혹도 만져졌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고려대 구로병원 유방암센터를 찾았다. 검사 결과 유방암 1기였다. 젊은 나이에 암에 걸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배속의 태아가 안전한지 걱정부터 앞섰다.

임신 14주가 지나서 수술을 받았다. 암센터 의사들은 “암이 조기에 발견돼 가슴을 그대로 보존한 채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수술 후 항암치료와 호르몬치료를 함께 받았으며 최근에는 건강한 남자 아이를 낳고 자신의 건강도 되찾았다.》

유방암의 조기발견은 환자의 생명, 수술 후 건강 유지와 직결된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유방암 조기발견을 위해 유방암센터에서 협진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유방암센터에선 검사 진단 치료 재활 관리를 한꺼번에 해결한다. 유방암이 조기에 발견되면 가슴을 보존하면서도 암 조직만 골라 제거할 수 있다.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은 90%가 넘는다.

○ 조기진단과 최적의 맞춤치료 설계

유방암 환자가 고려대 구로병원 유방암센터에 찾아가면 9명의 교수를 만나 종합적인 진단을 받는다. 진단에 참여하는 의료진은 유방내분비외과 우상욱 교수, 종양내과 서재홍 교수(유방암센터장), 방사선종양학과 양대식 교수, 영상의학과 우옥희 교수, 핵의학과 어재선 교수, 병리과 김애리 교수, 성형외과 김우경 교수, 재활의학과 양승남 교수, 정신과 이문수 교수 등이다.

9명의 교수는 유방암 검사에서부터 진단, 치료, 재활 및 관리까지 책임진다. 환자는 여러 진료과를 옮겨 다닐 필요 없이 암센터 한 곳에서 조기 진단과 최적의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암센터는 치료 방식을 선택할 때 의료진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수술과 보조요법을 쓸 때도 환자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한다. 이 병원에서 시행하는 유방절제술이나 암 성형수술, 유방 보존술은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서 교수는 “유방암은 다양한 인자들에 의해 치료 방침이 달라지고 치료성적도 큰 영향을 받을 만큼 다른 암에 비해 치료법이 복잡하다”며 “의사 한 명보다는 다수의 전문의가 협진을 통해 최적의 치료법을 찾는 것이 유방암을 이기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 환자 만족도를 높이는 유방보존 수술

고려대 구로병원은 요즘 유방 수술에 들어가면 가슴 전체를 잘라내는 수술을 가급적 피한다. 가슴을 그대로 보존한 채 암만 제거하는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방보존술은 수술 후 환자의 자신감 회복을 위해 필수적인 치료로 자리잡고 있다.

종양 주변 피부 1∼2cm만 잘라내 흉터를 줄이는 최소침습수술은 가슴을 그대로 유지하는 비법이다. 유방 조직에서 종양을 제거한 후 방사선치료를 병행하는 수술도 유방보존술의 보조요법이다. 가슴전체를 잘라내지 않아도 재발률이 낮다.

유방 보존술의 핵심은 수술 후 유방의 외형이 그대로 보존돼야 한다는 점이다. 유방이 크다면 암 조직이 3cm 이상이라도 유방 보존이 가능하다. 과거에는 5cm 이상이면 유방 보존이 힘들었지만 요즘에는 종양성형술이나 수술 전 항암치료를 통해 유방 보존을 시도할 수 있다.

암 조직이 유방 크기의 30%를 넘을 경우에는 본인의 유선을 이용한 암 성형수술보다는 본인의 근육, 연부조직 및 피부를 이용한 복원수술을 시행한다.

유방암 3기 이상의 환자도 가슴을 유지할 수 있다. 이 경우 암 제거와 함께 유방재건 수술을 동시에 진행한다. 우 교수는 “유방암이 생겨도 조기에 발견하면 대부분 아름다운 가슴을 지키면서 암만을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수술 후 재활 및 관리 서비스

유방암 수술 후 환자가 우울증과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고려대 구로병원 유방암센터는 수술 후 환자가 유방성형을 원할 경우에는 적절한 수술시점과 방법을 찾아준다.

암세포 전이 및 재발위험으로 인해 겨드랑이 임파샘을 절제한 환자의 경우 팔이 심하게 붓는 림프부종이 발생하기 쉽다. 이에 대한 예방법과 관리법도 유방암센터가 알려준다.

유방암 수술 후 우울증은 10명 중 2, 3명이 호소할 정도로 빈번하게 발생한다. 센터에 따르면 수술 후 전체 유방을 절제한 환자 10명 중 6, 7명이 우울증을 경험한다. 유방을 부분 절제한 환자는 10명 중 1, 2명이 우울증을 경험한다. 센터는 정신과 전문의와 협진을 통해 수술 후 우울증을 앓는 환자의 회복을 돕는다.

서 교수는 “유방암은 한번 발병하고 나면 수술 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라며 “꾸준한 관리와 재활을 통해 환자의 심리안정과 치료 의지를 북돋는 것도 치료의 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유방암 수술 후 림프부종이 생기면 팔을 들어 올리거나 손으로 하는 일상적인 일들이 어려워진다. 이때는 이 병원 재활의학과 전문가들이 림프부종 마사지를 해주거나 압박 붕대, 압박복을 착용시킨다. 환자의 팔 운동도 재활의학과 전문의들의 처방에 따라 진행된다. 재활 치료는 통증을 줄이고 림프부종 부작용을 없애준다.

집이나 직장 등 일상생활에서 어깨 관절을 풀어주는 운동도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알려준다. 유방암 수술 후 림프부종 예방을 위해 오른손잡이에게 왼손을 쓰도록 가르치는 재활치료도 한다. 오른 쪽 유방 전체를 잘라낸 오른손잡이 여성이 오른손을 계속 쓰면 림프 부종이 생기기 쉽다. 수술 부위가 완전히 아물 때까지 왼손으로 일상생활을 하는 방법을 수술 전에 미리 익히면, 림프 부종을 예방할 수 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유방암#유방암센터#고려대구로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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