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시티 대구]한방과 양방이 만났다, 대구가 ‘생명의 도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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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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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의료특별시의 꿈

《대구 남구 대명동 대구가톨릭대병원에는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그냥 병원 건물 하나 올리는 것이 아니라 전국 처음으로 양·한방 통합의료센터를 세우는 현장이다. 3693m²의 용지에 9층 규모로 치료연구센터와 치유센터를 내년 6월쯤 완공할 예정이다. 김시동 대구가톨릭대병원장은 “환자가 같은 공간에서 수술과 한방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며 “양·한방 협진 수준을 넘어 양대 의학의 장점을 살려 치료율과 생존율을 높이는 연구가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양·한방 통합치료 모델 구축


대구 북구 학정동 칠곡경북대병원 신약개발 연구사업단에서 연구원들이 약물 검사를 하고 있다. 2016년까지 당뇨병 치료 신약을 개발해 임상시험을 한다는 것이 목표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 북구 학정동 칠곡경북대병원 신약개발 연구사업단에서 연구원들이 약물 검사를 하고 있다. 2016년까지 당뇨병 치료 신약을 개발해 임상시험을 한다는 것이 목표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시는 올해를 ‘의료특별시 메디시티(의료도시)’ 도약의 원년으로 삼았다. 수년 간 진행한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여기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이 본궤도에 오르면 대구 의료산업 전반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시가 정성을 쏟는 사업이 양·한방 융합이다. 풍부한 의료 기반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 끝에 마련했다. 고령화로 난치성 질환이 빠르게 늘어나 양·한방을 함께 치료에 이용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양·한방 통합의료 분야가 의료산업 경쟁력에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구시와 대구가톨릭대, 대구한의대, 보건복지부가 참여해 통합의료센터 건립과 연구개발에 우선 300여억 원을 투자한다.

폐암과 간암, 뇌중풍(뇌졸중), 중증치매, 당뇨합병증 등 5대 난치성 질환을 통합 진료하는 표준 모델과 치료약, 치료기기를 공동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센터 운영을 맡은 통합의료진흥원은 임상시험을 통해 양·한방 통합 기준 매뉴얼을 만들 예정이다. 통합의료서비스 국제화를 위해 전문가 양성도 시작한다. 최원영 통합의료진흥원 이사장은 “통합의료 신기술을 개발해 전국 양·한방 협력 의료기관에 보급할 계획”이라며 “양·한방 융합 분야에 가장 먼저 뛰어든 만큼 새로운 의료기술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 한방산업 특성화 노력

대구는 한방산업 기반이 잘 갖춰져 있다. 3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구약령시를 보더라도 대구 의료역사는 한방과 함께 성장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천연물질은행 구축은 한약재의 약효 성분인 천연물질을 확보해 다양한 의학품을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한방산업진흥원(대구경북한방산업진흥원)은 2014년까지 천연물질 800여 종을 확보해 의료 기업과 연구자에게 제공해 신약 후보물질 확보에 활용할 예정이다.

대구한의대는 방제과학 글로벌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한약재 배합 방법을 분석하고 있다. 약재를 섞는 비율에 따라 한약 효능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연구하는 것이다. 배합 이론을 체계화하고 검증된 연구 결과가 나오면 한방 신약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 의료기술 연구개발 본격화

대구시는 의료특별시를 위한 의료기술 확보에 의욕적이다. ‘전국 최고 수준의 의료 기반’을 말 대신 경쟁력 있는 연구 결과와 차별화된 의료서비스를 통해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학병원과 손잡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북구 학정동 칠곡경북대병원에 신약개발 연구사업단이 출범했다. 2016년까지 280억 원을 들여 당뇨병과 대사성질환을 치료하는 신약을 연구한다. 대구시와 보건복지부가 경북대병원의 임상연구력을 활용해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신약개발 연구사업단은 전국 6개 사업단 중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는 경북대가 처음 선정됐다.

현재 KAIST,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LG생명과학, ㈜노바셀테크놀리지, ㈜머젠스 등이 참여해 16개 과제를 추진 중이다. 4년 안에 신약 2개 이상을 개발해 임상시험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경북대병원은 또 2016년까지 50억 원을 들여 폐암 맞춤형 진단법과 항암 화학요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성공하면 현재 10% 안팎인 폐암 초반 완치율을 높여 전국 최고 수준의 진료 역량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 첨단의료기기 개발

대구시는 2010년 4월부터 ‘원격진료(스마트케어)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컴퓨터 화상을 통해 의사 진단과 약 처방을 받는 것이다. 서울과 대구에서만 진행되고 있다. 고혈압과 당뇨, 대사증후군 환자 6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맞춤형 처방과 편리한 상담 덕분에 성과가 좋은 편이다. 내년에는 이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원격진료는 의료사각지대 해소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성장 잠재력이 높다. 홍석준 대구시 의료산업과장은 “정보기술(IT) 융합 의료기기 분야와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연결한 중장기 발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에는 IT융복합의료기기산업지원센터와 재활공학연구소 대구시험검사센터가 의료기기 중소기업 지원과 활발한 연구를 하고 있다. 대구시는 올해 영상진단과 전동휠체어 등 시장성 있는 IT 융합 의료기기 육성을 위해 128억 원을 투자한다. 의료기기 임상시험 기술력을 높이고 연구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한 임상시험센터도 영남대 산학협력단에 내년 3월 설립될 예정이다.

대구시는 IT와 의료를 융합하는 온라인 진료시스템인 한국형 디지털 병원 수출 사업도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최운백 대구시 첨단의료산업국장은 “지금까지 의료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국제 경쟁력 있는 의료산업 집적단지(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사업을 완벽하게 추진해 대구가 명실상부한 의료특별시로 우뚝 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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