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이유 알수없는 지속적 설사-복통… 혹시 나도 ‘크론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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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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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가수 윤종신 씨가 본인이 희귀 질환인 크론병을 앓고 있다고 방송에서 밝혀
이 병에 대한 주목도가 올라갔다. 이름마저 생소한 희귀병인 이 병은 설사 복통 발열 등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그러다 보니 소화기 계통의 질환으로 잘못 생각하기 쉽다. 모르고 그대로
방치하다 보면 직장 출혈이나 장 폐색, 욕창, 궤양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크론병은
잦은 설사나 복통 등 과민성대장증후군과 증상은 비슷하지만 파괴적 염증을 유발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하지만 삶에 대한 희망까지 잃을 병은 아니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박동일 교수는 “최신 치료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윤종신 씨가 병을 이겨내며 활발한 연애활동을 하는 것처럼 많은 환자들이 치료 의지를 갖고
제대로 관리만 하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 20, 30대 젊은층에서 빈발



크론병은 1932년 미국 의사인 크론이 처음으로 보고한 데서 병명이 유래됐다.

이 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소화기관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에 대한 과도한 면역반응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우리 몸의 조직을 적으로 알고 스스로를 공격하는 자가 면역 질환으로 분류된다.

이 병에 걸리면 처음에는 원인 모를 복통에 시달린다. 설사 혈변 항문통 등의 증상도 흔하다. 면역력이 약화되면 증세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지속적인 설사와 복통이 있으면 크론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발병 부위는 주로 소장의 끝부분인 회장이지만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기관 어디서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항문 주위에 발병하면 항문에 고름이나 조그마한 구멍(누공)이 생겨 외출하기 어렵게 된다.

관절 피부 눈 등 소화기관이 아닌 곳에도 염증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어렵고 여러 증상이 진행되고 난 뒤에야 크론병이라고 확진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크론병은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게서 빈발한다. 연령대도 가리지 않지만 대부분 20, 30대에서 발병한다. 젊은 연령층에서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이들의 사회 활동을 가로막기도 한다. 특히 시도 때도 없이 설사나 복통 증세를 보여 도중에 실수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강박 관념에 시달려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쉽다.

국내에서 크론병은 질환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아 국내 환자 수는 정확히 추산할 수 없는 실정이다. 북미에서는 60만 명, 유럽에서는 50만 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도 서구화된 식습관과 면역력 저하 등으로 환자가 꾸준히 늘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 재발이 심해 꼭 필요할 때만 수술

2010년 강북삼성병원을 찾은 크론병 환자 최모 씨(33)는 항생제,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 처방을 받고 꾸준히 약을 복용했다. 초기 약물치료로 어느 정도 증세가 완화되자 환자는 직장에 복귀했다. 하지만 약을 먹은 지 2년 정도 지나자 크론병 증상이 다시 도졌다. 복통이 심해 식사를 잘 할 수 없었고 설사와 혈변으로 항문 통증이 심해졌다.

크론병 환자들은 병과 싸우다 자주 지친다. 장기간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보니 지칠 수밖에 없다. 특히 조금만 관리를 잘못해도 후유증이 심해 극심한 고통을 겪기도 한다.

박 교수는 “최근 지속적인 연구로 최신 치료제가 나오는 만큼 크론병 환자들의 투병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완치가 쉽지 않지만 적절한 치료법으로 위장관에 생긴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증상을 통제할 수 있다”며 “꾸준히 치료하고 관리하면 발병 횟수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론병 치료에는 약물요법과 수술요법이 쓰이는데 병원에선 약물요법을 우선 시행한다.

약물요법에 사용되는 약재로는 5-아미노살리, 실산 계통의 약물, 스테로이드, 항생제, 면역조절제 (또는 면역 억제제), 생물학적 제제 (또는 TNF억제제) 등이 있다.

최근에는 휴미라와 같은 생물학적 제제가 최신 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제재는 크론병 진행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종양괴사인자(TNF)라는 물질에 붙어, 그 작용을 차단함으로써 염증 작용을 줄인다. 생물학적 제제를 적절하게 사용할 경우 증상이 완화돼 정상 생활로 돌아가는 환자도 있다. 생물학적 제제에는 병원을 방문해 투약하는 약제와 집에서 자가 주사하는 약제가 있다.

약물치료가 효과가 없거나 장협착, 천공 등이 발생하면 수술 치료에 들어간다. 하지만 수술을 한 후에도 나머지 장에서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 수술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시행하고 있다.

박 교수는 “수술은 갑자기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매우 증상이 심각한 경우에 들어간다”며 “수술 단계까지 가지 않도록 평소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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