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Before&After]회전근개파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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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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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골프 치다 “악! 어깨야”… 회전근 봉합술로 통증 탈출
오십견·목 디스크 오진 많은 회전근개파열… ‘봉합술+성형술’로 재발방지까지 가능

척병원 의료진이 관절 내시경을 활용해 회전근개파열 환자의 회근근 봉합술을 시행하고 있는 장면. 척병원 제공
척병원 의료진이 관절 내시경을 활용해 회전근개파열 환자의 회근근 봉합술을 시행하고 있는 장면. 척병원 제공
식당을 운영하는 안모 씨(53·여)의 유일한 취미는 주말마다 동호회 사람들과 배드민턴을 즐기는 것이다. 그런데 1년 전부터 그토록 좋아하던 배드민턴을 놓고 있다. 오른쪽 어깨 통증이 심해졌기 때문.

동네의원에서 오십견 진단을 받았다. 물리치료를 꾸준히 받았지만 통증은 더 심해졌다. 급기야 잠을 자는 것도 힘들어졌다. 최근엔 한의원을 찾았다. 그곳에선 목디스크라고 했다. 그러는 동안 오른팔의 힘까지 약해져 생활 자체가 힘들어졌다.

얼마 전 안 씨는 주변에 물어 서울 척병원 관절센터를 찾았다. 의사의 진찰을 받고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았다. 오십견도, 목 디스크도 아닌 오른쪽 어깨 회전근개파열이란 진단이 나왔다. 의사의 권유에 따라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파열된 힘줄을 이어주는 회전근 봉합술을 받기로 했다.

○회전근개, 파열되면 잠 못 잘 정도로 통증 심해


어깨관절은 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이란 근육들로 덮여 있다. 이들 근육이 합쳐져 하나처럼 된 힘줄이 회전근개다. 회전근개는 팔을 들어올리거나 회전시키는 운동을 담당하는 중요한 힘줄이다. 팔과 어깨가 맞닿아 있는 어깨봉우리(견봉)와 위팔뼈(상완골) 사이의 좁은 공간을 회전근이 지나면서 운동을 하는데, 회전근이 이 공간에 갇혀 나오지 못하는 현상을 ‘충돌 증후군’이라 한다.

이 현상이 반복되면 회전근개가 파열되면서 통증이 생긴다. 이게 ‘회전근개파열’이다. 아픈 어깨는 조금씩 뻣뻣해지고 심해지면 잠을 청하기조차 힘들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팔을 들어올리기도 힘들다. 설령 팔을 들어올렸다 해도 내릴 때 특정 지점에서 팔이 ‘뚝’ 떨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또 아픈 쪽 어깨 쪽으로는 돌아눕지 못하기 때문에 통증이 목과 팔 쪽으로 잘 퍼진다. 목 디스크로 오인되는 이유다.

안 씨가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일까. 안 씨는 “통증 때문에 잠조차 청하기 어려웠던 게 가장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주로 50, 60대에 발생하지만 최근엔 팔의 이용량이 많은 골프처럼 레저를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40대에서도 종종 생긴다.

○중년 어깨 통증, 오십견과 구분해야

오십견의 의학적인 진단명은 동결견 또는 유착성 견관절낭염이다. 동결견이란 ‘어깨가 얼어붙었다’는 뜻이다. 어깨를 감싸는 인대와 관절 주머니가 붓고 염증이 생기면서 어깨가 굳어 버리는 증상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50대에 어깨가 아플 때 가장 흔하게 진단받는 병명이 바로 오십견이다. 그러나 오십견은 실제로는 나이와 상관이 없다. 강진석 서울 척병원 관절센터 원장은 “어깨 통증을 오십견으로 아는 환자의 70% 정도가 오십견이 아닐 뿐만 아니라 오십견이라고 해도 특별히 50대에게 더 많지도 않다”면서 “실제로 어깨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대부분은 어깨충돌증후군이나 회전근개파열”이라고 말했다.

회전근개파열의 통증이 주로 어깨 봉우리 주변에서 많이 나타나는 반면 오십견은 어깨의 전 부위에서 통증이 나타난다. 또 회전근개파열은 증상이 자연스럽게 사라지지 않을 뿐 아니라 악화하면 다시 파열이 생겨 수술이 힘들어질 수 있다. 반면 오십견은 1, 2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증상이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

○회전근 봉합술, 견봉 성형술 병행해야 재발 방지

회전근개파열이라 해도 부분 파열이면 반깁스와 물리치료, 운동치료를 병행함으로써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상 부분파열이 일어났거나 완전히 파열됐다면 관절경을 이용한 봉합수술을 해야 한다.

김상범 서울 척병원 관절센터 원장은 “회전근개가 완전히 파열돼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되도록 빨리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면서 “기본적으로 근육은 탄력이 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파열된 부위가 방치되면 봉합해야 하는 크기가 더 커지고 잘 낫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만약 회전근이 파열됐는데도 방치하면 본래의 성질을 잃고 지방으로 변한다.

보통 관절 내시경을 통해 ‘회전근 봉합술’을 시행한다. 5∼10mm 정도의 작은 구멍을 뚫어 초소형 카메라를 삽입한 뒤 끊어진 힘줄의 위치를 확인한다. 이어 굵은 실이 달린 소형나사를 이용해 회전근을 뼈에 꿰매어 준다. 나사를 뼈에 박고 회전근을 꿰매면 회전근이 뼈에 단단히 부착된다.

이와 함께 회전근의 충돌로 거칠고 날카로워진 견봉을 다듬어 주는 견봉 성형술을 같이 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견봉 성형술을 시행하면 회전근이 지나갈 수 있는 공간도 넓어진다.

이 수술법은 절개부위가 작아 수술 후 통증이 적고 재활 및 일상 복귀가 빠른 것이 장점. 또한 관절내시경을 관절 내부로 삽입하면 회전근개파열과 동반된 관절 내 다른 이상도 발견할 수 있어 그 즉시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회전근 봉합술의 시간은 보통 1시간∼1시간 반 정도. 수술 뒤 보조기를 착용한다. 한 달여가 지나면 수술한 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다만 힘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은 3개월 이후에 하는 것이 좋다.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활치료가 중요하다.

강진석 관절센터 원장은 “회전근 파열의 봉합이 잘 됐어도 재활과 운동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깨가 굳어버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며 재활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회전근 봉합술 수술 직후부터 관절운동을 시작해야 하며, 기간별로 운동 목표를 정해 놓고 재활운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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