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CT 촬영 때 방사선 무섭다고? 피폭량 줄인 첨단기기 속속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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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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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헬스케어의 디스커버리 CT750 사진. GE헬스케어 제공
GE헬스케어의 디스커버리 CT750 사진. GE헬스케어 제공
공항에 설치된 보안검색용 전신스캐너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에 노출돼 사망할 확률이 비행기 폭탄테러로 사망할 확률인 3000만분의 1과 비슷해졌다는 말이 있다.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기기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역설적인 상황은 전신스캐너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건강을 지키기 위해 자주 찾는 병원에서도 이런 상황에 부닥친다. 컴퓨터단층촬영(CT)과 같은 방사선 진단기기를 이용하면 방사선 노출을 피할 수 없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복부 CT를 한 번 이용하면 가슴 X선 촬영을 400번가량 할 때와 맞먹는 방사선에 피폭된다. 국내 종합병원에서 복부 CT를 이용하면 평균 10mSv(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의 연간 안전 권고치는 일반인은 1mSv 이내, 원전 및 의료계 종사자는 20mSv 이내다. ICRP는 질병 치료 목적으로 방사선을 이용할 경우 별다른 한계를 두지 않았다. 방사선 피폭으로 생길 있는 위험보다 질병을 방치했을 때 생길 위험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CT기기의 피폭량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더구나 심혈관질환, 간암, 대장암, 폐암 환자들은 수술과정이나 암의 진행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수시로 CT를 이용한다.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정명진 부교수는 “방사선 피폭량이 1000mSv에 이르면 10∼20년 뒤 암에 걸릴 확률이 5% 높아진다는 보고서가 나온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CT장비 제조업체들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방사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자 피폭량을 줄인 ‘저선량 CT’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GE헬스케어는 방사선 피폭량을 기존 기기들의 50% 이하 수준으로 줄인 ‘디스커버리 CT750’을 내놓았다. 이 회사의 종전 기기는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 방사선 피폭량을 늘려야 했지만 디스커버리 CT750은 그렇지 않고도 영상 처리 기술 수준을 높였다. 해상도는 0.34mm 단위에서 0.23mm으로 높아졌다.

지멘스헬스케어도 CT기기가 공회전할 때 방사선이 인체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 ‘소마톰CT’를 선보였다. 필립스 역시 영상 데이터 재구성 속도를 올리는 대신 피폭량을 줄인 ‘아이도스4’를 시장에 내놓았다. 정 교수는 “정보기술(IT)을 이용해 영상 보정 및 처리 수준을 높여 방사선량을 줄인 것이 최신 CT기기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저선량 CT기기는 방사선 노출량에 민감한 어린이나 여성, 폐암 환자들에게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인체에서 방사선 투과가 가장 잘되는 곳은 고환 난소 갑상샘(갑상선)이다. 폐 간 위도 방사선 노출에 민감한 부위다.

국내 병원들도 검진이나 진단 과정에서 방사선량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를 도입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과 GE헬스케어가 공동 개발한 RIIS라는 프로그램은 환자의 방사선 노출량을 자동으로 계산해준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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