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릇에 하루 치 나트륨 “라면국물은 미련 버리세요”

  • Array
  • 입력 2011년 8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봉지에 표기된 성분 바로알기

어떤 라면은 나트륨 함량이 2700mg에 이른다. 이 라면을 포함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라면에 들어있는 나트륨 함량을 공개했다. 이 라면 한 봉지만 먹어도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성인 1일 권장량(2000mg)’을 훨씬 초과한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이 놀랐다.

식약청은 나트륨 소비를 줄이기 위해 대형마트에 나트륨을 줄인 음식만 파는 ‘저(低)나트륨존’을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이미 국내 식품에도 2004년 5월부터 식품 영양 표시 의무화 제도가 시행되면서 나트륨 함량이 자세히 표기돼 있었다. 눈여겨보지 않았을 뿐이다. 9개 성분(열량, 탄수화물, 당류, 단백질, 지방,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콜레스테롤, 나트륨)이 의무 표기 대상이다.

박경희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제품별로 영양 표기를 했다지만 일반인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표기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와 식약청 영양정책과 문귀임 연구관의 도움말로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라면의 하나인 신라면 사례를 인용해 영양 표기를 분석해본다.

● 영양소 기준치(%)

평균 1일 권장 섭취량의 몇 %인가를 보여준다. 이 라면 한 개를 먹으면 나트륨은 하루 권장량의 97%를, 포화지방은 53%를 섭취한다는 의미다(그림 참조). 함유량은 알아도 기준량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영양소 기준치를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삼는 게 좋다.

●1회 제공량 1봉지(120g)

한 봉지에 들어있는 영양 표시라는 뜻이다. 식약청은 한 번에 먹는 양(1회 섭취량)을 바탕으로 해서 1회 제공량을 산출하도록 했다. 신라면의 경우 1회 제공량은 라면 한 봉지를 뜻한다. 그러나 모든 식품의 1회 제공량이 꼭 ‘한 봉지’는 아니다.

예를 들어 과자의 경우 1회 제공량이 3분의 1봉지(30g)로 표시된 경우도 많다. 이 말을 풀어 설명하면 과자 한 봉지(90g)를 다 먹으면 3회 제공량을 먹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아무 생각 없이 한 봉지를 다 먹으면 표시된 영양성분 함량의 3배를 섭취하게 된다. 영양성분 표시의 1회 제공량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열량(505kcal)

흔히 하는 말로 칼로리다. kcal는 Cal로 표기하기도 한다. 이 라면의 열량은 성인을 기준으로 했을 때 보통 한 끼 식사로 먹는 열량보다는 적다. 보통 성인은 하루에 2000∼2500Cal를 섭취한다. 만약 식사로 라면을 택했다면 야채나 계란 등을 곁들여 먹어야 한 끼 식사 열량을 채울 수 있다. 하지만 간식으로 라면을 먹는다면 적지 않은 칼로리이기 때문에 조절에 신경을 써야 한다.

●나트륨(1930mg)


라면 한 봉지만 먹으면 나트륨 1일 섭취 제한 권고량 2000mg을 채운다. 여기에 김치까지 곁들여 먹는다면 나트륨 섭취가 더 많아진다. 다른 부식에서도 나트륨을 섭취하므로 국물은 가급적 덜 먹는 게 좋다.

●지방(17g) 포화지방(8g) 트랜스지방(0g)

지방의 종류를 구분해 영양 표시를 한다. 지방은 한 봉지에 들어있는 지방 총량을 뜻한다. 특히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은 동맥경화 등 질병을 유발하는, 몸에 해로운 지방으로 손꼽힌다. 포화지방의 1일 섭취 제한 권고량은 15g이다. 이 라면 한 봉지를 먹으면 절반 이상을 먹는 셈. 트랜스지방은 0g으로 표기돼 있다고 해서 완전히 0g은 아니다. 0.2g 미만이면 0g이라고 표시할 수 있기 때문. 라면은 유탕 처리돼 있기 때문에 면의 기름만 어느 정도 제거해도 지방을 줄일 수 있다. 면을 한 번 삶아낸 뒤 물을 버리고, 다시 수프를 넣고 끓이면 된다.

●탄수화물(78g) 당류(2g)

탄수화물은 다당류와 소당류 단당류 등 모든 당류를 포함한다. ‘당류’는 단당류와 이당류 등 다당류가 작게 쪼개진 것을 말한다. 다당류는 전분질로 쌀, 보리, 옥수수 등과 같이 흔히 탄수화물이라고 일컫는 음식이다. 직접 단맛이 나지 않는다.

반면 단당류나 이당류는 말 그대로 단맛을 내는 설탕, 과당, 포도당 등이다. 단당류는 다당류에 비해 흡수속도가 빠르고 혈당수치를 급격하게 올린다. 따라서 탄수화물 비중에서 당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을수록 좋다. 과자나 빵, 사탕 등 간식류의 경우 영양 표기 중 ‘당류’가 ‘탄수화물’ 함량의 90% 가까이 이르는 경우도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