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중장년 직장인의 불청객 ‘통풍’… 술은 줄이고 수분 섭취 늘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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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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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회사 영업부에 근무하는 최중선 씨(46)는 일주일에 나흘 이상 술을 마신다. 며칠 전 최 씨는 왼쪽 엄지발가락이 아파 잠에서 깼다. 아침이 됐지만 발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병원을 찾은 최 씨는 통풍 진단을 받았다. 술자리에서 갑자기 통풍이 찾아와 당황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여름철에는 중장년층 직장인들이 맥주를 즐기다 통풍에 걸려 낭패를 보기도 한다.》
○바늘 모양의 요산 결정이 검출되면 통풍


혈액 내에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 유리 같은 결정이 만들어진다. 바로 이 요산 결정이 연골에 달라붙을 때 통풍이 발생한다. 이 결정은 관절 염증을 유발하고 극심한 발작적 통증을 동반한다. 요산은 대사 과정에서 핵산을 구성하는 물질 중 하나인 퓨린이 남긴 찌꺼기다.

병원에서는 관절의 윤활액이나 주변 조직을 뽑아낸 후 현미경을 통해 바늘 모양의 요산결정이 있는지 확인한다. 결정이 보이면 통풍 진단을 받는다. 통풍은 나이가 많고, 혈중 요산 농도가 높을수록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혈액 내 요산 농도가 보통 7.0mg/dL 이상이면 ‘고(高)요산혈증’이라고 부른다. 요산이 몸 밖으로 덜 배출돼 생기기도 하고, 요산이 과잉 생산돼 생기기도 한다.

특히 고혈압 당뇨 등 만성 질환으로 콩팥(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요산 배출량이 줄어 고요산혈증이 자주 생긴다. 비만 또한 이 질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은 요산 과잉생산의 주범으로 꼽힌다. 알코올이 혈중 요산의 합성을 부추겨 급성 발작의 위험을 높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통풍 환자의 대다수는 남성이다. 남성 콩팥의 요산 제거 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떨어지는 데 반해 여성 콩팥은 폐경 이전까지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된다.

○방치하면 결절과 결석 위험


가벼운 통풍이라도 치료하지 않으면 급성 통풍성 관절염과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진행된다. 또 통풍이 장기화하면 혹처럼 생긴 통풍 결절이 관절 주위에 생기는데, 이로 인해 관절이 변형되거나 영구 장애가 되기도 한다. 관절에만 이상이 생기는 게 아니다. 콩팥 질환도 자주 발생한다. 요산에 의해 콩팥에 돌이 생기는 요산 결석(신석증)이 대표적이다.

단순 고요산혈증은 치료를 받지 않아도 음식을 가려 먹거나 술을 끊으면 대부분 치유된다. 하지만 고요산혈증이 20년 이상 지속되면 통풍 발작이 나타나거나 신장 결석이 발생한다.

첫 번째 통풍 발작은 보통 하나의 관절에서만 발생한다. 그 후 발생하는 발작은 다른 관절에서도 발생할 수 있고, 열도 동반된다. 통풍이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관절은 엄지발가락이다. 그러나 사지 관절 어디에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첫 번째 발작은 보통 편안히 잠든 밤에 시작된다. 이후 아침에 일어나 첫 걸음을 디딜 때 증상이 나타난다. 어떤 환자들은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깨기도 한다. 통증이 나타난 관절은 붉게 변한다. 극심한 통증이 함께 나타난다. 치료시기를 놓친 대부분의 환자들은 첫 발작 이후 6개월에서 2년 사이에 두 번째 발작을 경험한다. 통풍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발작이 나타나는 횟수가 늘어난다.

만성 결절성 통풍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매일 관절염에 시달린다. 이때는 통풍과 류머티스 관절염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며 통풍결절이 일어나기도 한다. 첫 발작 후 통풍 결절이 관찰될 때까지는 평균 10년 정도 걸리는데, 20년 후에는 환자 25%에서 결절이 생긴다는 보고서도 나와 있다.

통풍결절은 귓바퀴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며 손가락 발가락 발목 무릎 등에도 울퉁불퉁한 덩어리가 생긴다.

○통풍 관절염 재발하면 신속한 약물 치료

통풍은 단계마다 치료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통풍성 관절염, 신장 결석 등이 동반되지 않은 ‘무증상 고요산혈증’을 치료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은 의사의 판단에 따르는 것이 좋다.

증상이 발생한 후에는 신속하게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급성 통풍발작은 콜히친, 비스테로이드 항염제,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내과 전문의들은 △현재 신장결석이 있거나 과거에 신장결석이 있었던 경우 △통풍관절염이 1년에 2, 3회 이상 재발하는 경우 △피부에서 통풍 결절이 발견되는 경우 약물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통풍발작을 예방하려면 요산 저하제를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알로퓨리놀, 페북소스타트 등의 의약품이 요산생성 억제제로 쓰인다.

하지만 콩팥 기능이 저하된 환자는 약물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중증 환자라면 간을 해치는, 이른바 ‘간 독성’의 부작용도 유의해야 한다. 최근 SK케미칼이 내놓은 ‘페브릭’(성분명 페북소스타트)은 요산 농도가 느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진 신약이다. 요산 배출 기능이 떨어져 있는 환자들도 복용할 수 있다.

○금주와 체중 감량이 예방법

체중 조절, 금주, 과식 자제 등은 통풍발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통풍 환자는 정상 체중을 회복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금주도 필수다. 통풍 환자는 비만인 경우가 많으므로 평소 섭취 열량을 줄이고 체중을 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감량에 실패하면 요산 농도가 급격히 변해 통풍 발작이 일어날 수 있다.

퓨린이 많이 함유된 고단백음식은 삼가는 것이 좋다. 퓨린을 많이 함유한 식품은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콩, 생선류, 굴, 게, 시금치, 버섯류, 멸치, 육류의 내장, 생선 알, 정어리, 마른 오징어 등이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 통풍 예방을 위한 7대 식이요법

1. 고단백, 고칼로리식은 퓨린이 많으므로 제한한다.

2. 금식은 혈액 내 ‘케톤’을 늘려 요산의 배출을 막으므로 주의한다.

3. 술은 통풍의 주범이다. 가급적 술을 끊는다.

4. 지방 함량이 높은 식품의 섭취를 줄인다.

5. 평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6. 늦은 저녁이나 야식을 먹을 때 과식을 피한다.

7. 고지혈증이 있다면 단순당의 섭취를 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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