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데이터통화 9시간 넘게 ‘불통’ 사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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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00만 스마트폰 가입자… 카카오톡 등 무선인터넷 못써
고객들 “피해 배상하라” 분통… 일각 “디도스 공격 가능성”

2일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망에 장애가 생겼다. 오전 7시 52분에 시작된 데이터통화망 장애로 이 회사 가입자 800만 명 가운데 200만 명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무선인터넷 기능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따라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사용이 평소보다 급증하면서 600만 명의 일반 휴대전화 사용자도 간간이 음성통화 장애를 겪었다. 이날 장애는 오후 5시까지 약 9시간 동안 이어졌다. 통신사 서비스 약관에는 고객 잘못이 아닌 이유로 3시간 이상 통화 장애가 이어지면 피해를 보상하도록 돼 있다.

휴대전화는 기술 특성상 특정 지역에서 사용량이 늘어나면 통화가 불통이 되기 쉽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야구장 같은 곳에서 통화 불통이 잦은 이유다. 하지만 전국의 특정 이동통신사 가입자가 9시간 이상 통화 장애를 겪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유플러스에 가입해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 회사원 양모 씨(35)는 “아침부터 음성통화를 받지 못하고 거는 것만 가능했다”며 “카카오톡, e메일 사용은 당연히 불가능했고 하루 종일 놓친 전화도 많아 업무에 지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가입자의 불만이 쌓이는데도 LG유플러스 측은 이날 저녁까지 통화 장애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회사 측은 “이날 오전 외부 웹사이트로부터 LG유플러스 서버로 들어오는 데이터통화량이 5배 가까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났다”며 “전체 통신망 마비를 피하고자 데이터통화부터 차단했다”고 밝혔다. 이날 장애로 LG유플러스의 통신망 관리 능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이 회사는 최근 4세대(4G) 통신서비스인 롱텀에볼루션(LTE)을 시작했는데 망 관리가 취약하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날 데이터통화는 단절됐지만 음성통화는 가능했던 건 이 회사가 현재 사용 중인 2세대(2G) 통신망에선 음성통화와 데이터통화를 분리해 관리하기 때문이다. 데이터통화만 차단하면 음성통화는 따로 서비스가 가능하다.

하지만 내년부터 시작하는 LTE 단일망 서비스는 음성과 데이터가 동일한 통신망을 통해 전달된다. LG유플러스는 8월 현재 LTE와 2G 통신망을 섞어 쓰고 있지만 내년에는 LTE만으로 통신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이때 데이터통화량 급증 사태가 일어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이와 함께 이번 사태의 원인도 주목된다. 국내 굴지의 통신사가 쉽게 원인을 파악하지 못할 정도의 장애가 대규모로 발생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특히 특정 서버로 통화량이 단기간에 몰렸다는 점에서 그동안 가능성으로만 얘기되던 ‘모바일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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