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러도 대답없는 당신은 사오정? 이어폰 때문 고장난 청각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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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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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 난청 예방법

MP3플레이어, 스마트폰 등 IT 기기 사용이 늘면서 이어폰이 현대인의 필수품이 됐다. 최근에는 휴대전화 전자파가 뇌종양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가 나오면서 핸즈 프리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귀에 밀착돼 소리를 전달하는 이어폰은 그 특성상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소음성 난청이나 이명, 세균 감염 등 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60-60의 법칙
최대음량 60%내 60분내 들어야


이어폰의 음량은 최대 140dB(데시벨)까지 높아진다. 대부분은 100∼120dB 범위 내에서 이어폰을 이용한다.

그러나 120dB을 넘는 음량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도 있다. 이 정도 음량이라면 제트 엔진이나 전동 드릴 소음에 노출되는 것과 비슷하다. 이처럼 높은 음량으로 음악을 계속 들으면 청각신경에 강한 자극이 지속적으로 가해져 일시적으로 청력이 떨어지는 신경세포 피로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청각신경에 가해지는 자극이 매우 크거나 강한 자극이 반복되면 청각세포가 영구적으로 손상된다. 바로 소음성 난청이다. 이론적으로 90dB 이상의 소음에 매일 8시간 이상, 105dB 이상의 소음에 매일 1시간 이상씩 지속 노출되면 소음성 난청이 생기기 쉽다.

난청은 일단 걸리면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 어렵다. 예방이 최선이다. 세계보건기구 유럽위원회는 난청을 예방하려면 최대 음량의 60% 이내에서 하루 60분 정도만 듣는 ‘60-60’ 법칙을 지키라고 권고한다. 이 경우 음향은 대체로 70dB 안팎이 된다. 일상적인 대화(60dB)보다는 약간 크고 버스나 지하철의 교통소음(80dB)보다는 약간 작은 수준이다.

이어폰을 사용한 후에는 오랫동안 조용한 곳에서 쉬는 게 좋다. 그게 어렵다면 최소한 5분 이상 기기를 빼고 쉬도록 하자.

박테리아 감염도 주의해야 한다. 이어폰을 오래 사용하면 귓속에서 박테리아가 증식해 귓병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2009년 인도 카스투르바대 의대 연구팀은 젊은 남성 50명을 절반으로 나눠 한 그룹은 주기적으로 이어폰을 통해 음악을 듣게 했다. 또 한 그룹은 가끔씩만 음악을 듣게 했다. 그 후 두 그룹의 귓속에서 박테리아 샘플을 채취했다. 그 결과 이어폰을 주기적으로 사용한 그룹의 귓속에서 최대 수천 배의 박테리아가 검출됐다. 이어폰을 오래 사용하면 귀 안의 온도와 습도가 올라간다. 김희남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원장은 “이어폰을 오래 사용하면 귀 안이 ‘열대 우림’처럼 박테리아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된다”며 “모든 박테리아가 인체에 해롭지는 않지만 황색포도상구균 같은 박테리아는 쉽게 감염을 일으켜 귀 통증, 외이도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균도 이어폰 좋아한다
끼고 살면 온도-습도 올라 증식


박테리아 감염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사용시간을 줄여야 한다. 또 귀에 꽂는 부분을 정기적으로 소독하고 다른 사람과 돌려쓰지 않는 등 위생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어폰은 가정용 자외선 소독기로 소독할 수 있다. 칫솔이나 칼, 도마 등을 소독하기 위해 사용하는 자외선 소독기를 이용하면 된다.

바깥귀를 통해 들어온 소리는 고막을 진동시킨다. 이 진동의 대부분은 달팽이관에 전달되고, 청신경을 통해 대뇌의 청각 중추로 이동한다. 달팽이관에 전달되지 못한 에너지는 반사돼 귓구멍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간다.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통해 음악을 들을 때는 이런 시스템이 조금 달라진다. 반사된 진동 에너지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오히려 증폭돼 더 큰 소리로 달팽이관에 전달되는 것이다. 오래 이어폰을 쓰면 청신경세포가 손상되고 소리를 듣는 데 장애가 생기거나 소음성 난청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기막힌 이어폰? 귀막는 이어폰!
귓구멍 막는 형태 귀손상 위험 커


평소 △대화를 놓쳐 다시 한 번 말해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가 잦거나 △전화를 받을 때 소리가 또렷이 들리지 않거나 △TV나 이어폰 소리가 작게 느껴지고, 볼륨을 키우면 웅웅거리거나 △여성의 말을 더 못 듣거나 △새소리나 벌레소리, 시계의 초침 소리 등이 잘 들리지 않으면 소음성 난청을 의심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헤드폰과 이어폰은 형태에 따라 △밀폐형 헤드폰 △오픈형 헤드폰 △일반 이어폰 △커널형 이어폰 등으로 나뉜다.

밀폐형 헤드폰은 하우징(헤드폰에서 귀를 덮는 바깥 부분)이 막혀 있어 주변 잡음이 잘 차단되고 소리가 새 나가지 않는다. 오픈형 헤드폰은 하우징에 구멍이 많아 소리가 외부로 잘 빠져나간다. 일반 이어폰은 귓바퀴에 끼우는 것이고, 커널형 이어폰은 귓구멍에 넣도록 디자인돼 있다.

오픈형 헤드폰과 일반 이어폰은 소리가 외부로 잘 빠져나가므로 주변 잡음이 들리기는 하지만 귀가 손상될 위험은 적다. 반면 커널형 이어폰은 같은 음량으로 들어도 소리 증폭 현상으로 귀가 다칠 위험이 크다. 귀 건강을 생각한다면 오픈형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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