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인공눈물 일반의약품 전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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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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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처방 ‘히알루론산나트륨’도 포함
의사들 “국민의료비 증가 - 부작용 우려”

안구건조증이 있는 한 여성이 히알루론산나트륨 제제의 인공누액을 눈에 넣고 있다. 대한안과의사회 제공
안구건조증이 있는 한 여성이 히알루론산나트륨 제제의 인공누액을 눈에 넣고 있다. 대한안과의사회 제공
최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휴대용 모바일 기기가 보급되면서 눈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조그마한 모바일 기기 화면을 오래 들여다보면 눈을 깜박거리지 못해 눈이 뻑뻑하고 피로해지는 안구건조증이 많이 발생한다. 안구건조증이 있으면 인공누액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중에는 의사의 처방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인공누액이 30종이 넘는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전문의약품에서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는 의약품에 안과용제인 히알루론산나트륨 성분의 인공누액을 선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인공누액은 단순한 눈물 보충제가 아니라 전문의의 처방이 필요한 ‘각결막 상피장해 치료제’다. 자가면역으로 안구건조가 일어나는 쇼그렌증후군, 다형홍반의 심한 형태인 스티븐-존슨 증후군, 안구건조증후군 등 내인성으로 일어나는 안과 질환과 수술 후 안 손상, 외상 등 외부 원인의 질환에 대한 치료보조제로 사용된다.

최철영 강북삼성병원 안과 교수는 “히알루론산나트륨 성분의 인공누액을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오남용으로 인한 각막 부작용과 안검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이 성분의 인공누액을 무분별하게 사용했다가 각막 표면에 석회화가 일어나 각막이식을 받은 환자들도 속출했다. 이 약제를 사용할 때는 안과 전문의의 면밀한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는 것. 중국은 히알루론산나트륨 인공누액을 안과전문의의 처방이 필요한 약으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식품의약국(FDA)의 허가가 나오지 않았다.

이재범 대한안과의사회 학술 부회장은 “히알루론산나트륨 인공누액이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되면 국민의 의료비 지출 부담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런 의약품은 보험 급여가 되지 않아 개인이 직접 약값을 부담해야 하므로 지금보다 3∼4배 지출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히알루론산나트륨 인공누액은 장기 사용자가 많고, 백내장 녹내장 등 노인질환자들이 주기적인 진료를 받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현 급여보험가 기준으로는 병원보다 약국에서 사는 것이 비용이 더 절감된다”며 반박하고 있다. 그는 “FDA 자체 실험에서 안구건조증에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임상결과를 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허가가 나오는 대로 미국서도 처방전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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