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는 건국대 물리학부 박배호 교수와 KAIST EEWS(에너지 환경 수자원 자원의 지속가능성)대학원 박정영 교수로 이뤄진 연구진이 그래핀의 표면에서 주름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연구는 중요성이 인정돼 ‘사이언스 익스프레스’ 30일자(현지 시간)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릴 예정이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들이 벌집 모양으로 연결된 얇은 막 구조다. 흑연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였다 떼어내는 간단한 방법으로 그래핀을 만들 수 있다. 이 방법을 고안한 영국 물리학자 2명은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물리학자들은 그래핀이 구리보다 전기를 100배 이상 잘 흐르게 하며 강철보다 200배 강한 물성이 있다는 계산 값을 내놨다. 그래서 그래핀은 차세대 반도체나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소재로 각광받아 왔다. 하지만 그래핀의 전기 전도도나 강도를 측정하면 이보다 작은 값이 나왔다.
연구진은 그래핀의 표면이 평평하지 않아서 생긴 ‘미스터리’라고 추정하고 ‘원자힘현미경(AFM)’으로 그래핀 표면을 관찰했다. 원자힘현미경은 작은 바늘처럼 생긴 탐침이 이동하며 표면의 형상이나 물성을 측정한다.
박배호 교수는 “그래핀 표면에서 탐침이 좌우로 움직일 때와 위아래로 움직일 때 마찰력이 다르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면서 “그래핀 표면에 여러 방향으로 주름이 잡혀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그래핀의 주름을 한 방향으로 정렬하는 방법도 찾아냈다. 박 교수는 “그래핀을 400도에서 5분간 가열했더니 표면의 주름이 한 방향이 됐다”며 “주름의 방향을 제어할 수 있어 그래핀의 응용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건국대 물리학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최진식 씨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최 씨는 원자힘현미경으로 그래핀 표면의 마찰력을 측정해 주름의 존재를 밝히는 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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