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 방치하면 우울증으로 커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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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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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교수팀, 164명 분석
환자 35%가 우울증 동반 “운동 등으로 분노 풀어야”


화병에 가장 많이 동반되는 질환은 우울증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강동경희대병원 화병클리닉 김종우 교수팀이 2009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내원한 초진 환자 96명과 지난해 3월부터 올 2월까지 내원한 초진 환자 164명의 질환 양상을 분석한 결과 화병 환자 10명 중 6명은 우울증 등 다른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

한국인이 자주 걸리는 화병은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속으로 삭인 이후에 나타나는 병으로 가슴 답답함, 치밀어 오름, 얼굴에 열감, 억울하고 분한 감정 등이 대표적 증상이다.

지난해 환자 164명을 분석한 결과 화병에 동반된 정신질환 중 우울증이 35.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불안장애(11.6%), 몸에 이상을 호소하는 신체형 장애(6.7%) 등의 순이었다.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동시에 나타난 환자도 2.4%였다.

이들 화병환자의 51.5%는 질환 완화를 위해 항우울제 항불안제 수면제 신경안정제 등 신경정신과 관련 약물을 복용한 경험이 있었다.

김 교수는 “화병과 우울증은 서로 연관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분노와 같이 화를 가지고 있다가 이것을 풀지 못하면서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고 우울증을 앓다가 새로운 스트레스가 닥쳤을 때 화병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화병을 예방하기 위해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쌓아두지 말고 분노를 관리할 것을 권한다. 김 교수는 “분노라는 감정을 가진 채 잠들지 말라”면서 “음악 미술 운동 등의 활동을 통해 감정을 풀거나 땀을 내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트레스가 이미 몸에 영향을 준 상태라면 치료를 받아야 된다”고 덧붙였다.

화병 치료는 증상의 개선을 우선으로 한다. 이것은 화병 환자가 가지고 있는 ‘화’라는 것이 질병에 대한 상징이면서 가장 뚜렷한 요인이기 때문에 환자는 ‘화’가 조절되었을 때 병이 치료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김 교수는 “화병 치료의 경우 한방에서는 침과 한약 한방음악치료 등이 사용된다”면서 “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마음속에서 정리하는 상담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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