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폭풍 예측… 지진 분석… 최근엔 쓰나미 감지 연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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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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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PS 어디에 쓰이나

올 9월 중순에 발사될 예정인 ‘아리랑 5호’ 위성.GPS 수신기(IGOR)가 달려 있어 위성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동아일보DB
올 9월 중순에 발사될 예정인 ‘아리랑 5호’ 위성.GPS 수신기(IGOR)가 달려 있어 위성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동아일보DB
“요즘 GPS가 우주 날씨도 예보하고 지진도 예측하는 거 아세요?”

바야흐로 ‘GPS 2.0’ 시대다. 올해 들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의 활약은 유독 돋보였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 ‘GPS 삼총사’를 만나 활약상을 들었다.

정종균 선임연구원은 우주 날씨 예보를 꼽았다. 지구 상공 50∼1000km의 고층대기(전리층)에는 전자가 오밀조밀 모여 있다. 그래서 태양 활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태양폭발이라도 일어나 고에너지 입자가 고층대기에 쏟아져 들어오면 전자밀도가 급격히 높아진다. GPS는 이런 우주 날씨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측한다.

정 연구원은 “올해 2월 15일 오전 11시 50분경 태양흑점이 폭발하며 강력한 태양폭풍이 생겼다”면서 “당시 이 사실을 가장 먼저 알았는데, GPS 데이터를 확인해 보니 전리층의 전자밀도가 평소보다 80% 가까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당시 천문연은 GPS 관측 결과를 토대로 태양폭풍이 초속 900km로 이동해 발생 3일 뒤인 18일 오전 10시 반경 지구를 덮칠 것이라는 예보를 내놨다. 또 태양폭풍이 지구 자기장과 고층대기를 교란시켜 통신망과 인공위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2, 3일 동안 AM라디오나 단파통신망에 잡음이 증가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GPS의 활약은 3월에도 이어졌다. 일본 동북부 도호쿠 근처에서 리히터 규모 9.0의 대지진이 일어난 지 5일 뒤 천문연은 “한반도가 지역별로 1∼5cm 동쪽으로 이동했다”고 발표했다. GPS가 측정한 자료를 분석했더니 일본과 가장 가까운 독도는 5.2cm 이동했고, 제주도는 0.9cm 이동했다는 것이다. 일본은 2m나 동쪽으로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만수 선임기술원은 “지진이 일어나면 지각판이 제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땅이 이동하기도 한다”면서 “GPS 기준국은 정해진 한 지점에서 꾸준히 데이터를 제공하는 만큼 지진이 발생한 뒤 이 점(기준국)이 얼마나 움직였는지 측정하면 지각의 이동 정도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GPS의 이런 특성을 이용해 지진해일(쓰나미)을 미리 감지하려는 연구도 활발하다.

9월 중순에도 GPS의 활약이 기대된다.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5호’가 9월 중순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에서 우주로 쏘아 올려지는데, 위성 측면에 천문연이 개발한 GPS 수신기(IGOR)가 달려 있다. 노경민 선임연구원은 “아리랑 5호에 자동차의 ‘내비게이션’ 같은 장치를 달았다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위성이 목표한 궤도에 올라간 뒤 위성의 정확한 높이와 위치를 아는 데 GPS 수신기가 사용된다”고 말했다. 아리랑 5호가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아야 촬영하고 싶은 곳에서 정확히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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