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위의 ‘휴대용 화학공장’

휴대전화보다 작은 초소형칩 충남대 김동표 교수팀 개발
“유독화합물 안전하게 생산”

김동표 충남대 교수팀이 개발한 초소형 고집적 화학공정칩. 휴대전화보다 작은 크기지만 유독성 화합물을 안전하게 생산할 수 있다. 미세유체응용화학연구단 제공

유독성 화합물을 안전하게 생산할 수 있는 초소형 칩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충남대 미세유체응용화학연구단 김동표 교수팀이 유독성 기체화합물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초소형 고집적 화학공정칩(랩온어칩)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랩온어칩은 복잡한 실험을 손톱만 한 크기의 칩 위에서 구현하도록 만든 장치다.

김 교수팀이 개발한 칩은 가로 세로 5cm에 0.5cm 두께로 휴대전화보다 작지만 화합물의 생산-정제-반응 등 모든 공정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다. 두 층으로 구성돼 2층에서는 화합물을 생산하고 1층에서 정제를 하는 방식이다. 이 칩을 이용하면 의약품의 중요한 원료지만 독성과 폭발력을 동시에 지닌 ‘다이아조메탄’처럼 위험한 화합물도 쉽고 안전하게 실험용으로 소량 생산할 수 있다.

이 칩은 제작이 간단하고 개당 생산비도 수천 원에 불과해 대량으로 생산하기 쉬운 장점도 갖췄다. 김 교수는 “칩 300여 개를 연결하면 노트북 크기의 휴대용 화학공장이 된다”며 “연간 1.2t의 화합물을 생산할 수 있어 다양한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소량으로 제조하기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 7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