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검다고 다 충치인 것 아니고 임플란트 맹신도 좋지 않아요

  • Array
  • 입력 2011년 6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6월9일 치아의 날 서울시치과의사회가 권하는 ‘치아사랑’
자연치아가 가장 소중… 초기 충치는 관리만 해도 깨끗

서울 종로구의 한 치과의원에서 의료진이 충치로 찾아온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충치도 단계별로 치료방법이 다른 만큼 본인이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서울 종로구의 한 치과의원에서 의료진이 충치로 찾아온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충치도 단계별로 치료방법이 다른 만큼 본인이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직장인 김모 씨(39·서울 서초구 서초동). 잇몸에서 피가 나는 듯해 유심히 거울에 비춰 치아를 관찰했다. 어금니에 검은색 선이 보여 충치라고 여기고 치과를 찾았더니 “세 곳에 충치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또 다른 치과에 갔더니 “충치가 한 개”라고 했다. 치과마다 다르게 말하는 것이 이상했다. 김세진 서울시치과의사회 홍보이사는 “치과마다 충치의 개수나 치료해야 할 치아의 개수가 다른 것은 초기 충치에 대한 치과의사들의 관점 차이 때문”이라면서 “무엇보다 환자는 치과의사에게 자신의 충치가 어느 정도 진행된 것인지 반드시 물어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6월 9일 치아의 날을 맞아 본보와 서울시치과의사회는 치아를 조금이라고 보존하기 위한 대책으로 환자가 알아둬야 할 충치 치료, 임플란트 등을 소개한다.》
○검다고 충치는 아니에요=충치라고 불리는 치아우식증은 입속의 세균이 단단한 치아를 손상시키면서 생긴다. 세균은 당분이나 전분을 분해하면서 산성 물질을 배출하는데 이 산성물질이 치아 손상의 주범이다. 치아의 가장 바깥부위인 법랑질이 손상돼 신경과 통해 있는 상아질까지 손상이 진행되면 이가 쉽게 시리고 통증이 생긴다. 충치의 진행 정도는 치과 검사에서 끝이 날카로운 탐침으로 직접 손상정도를 확인하기도 하고 방사선 사진으로 파악하기도 한다.

법랑질에 국한된 초기 충치부터 상아질까지 손상된 충치, 상아질 손상이 심해 치수(신경 및 혈관조직)까지 침범한 충치까지 치아 조직의 손상 정도에 따라 충치를 분류할 수 있다.

성인의 초기 충치에는 대부분 치료가 불필요하다.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치료보다는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충치의 진행 여부를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치아 표면의 착색물질을 충치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착색물질은 흡연이나 음식물 섭취 등에 의해 주로 생기며, 칫솔질이 잘되지 않는 곳의 치아 표면에 달라붙는다. 착색물질은 스케일링만으로도 깨끗하게 없어진다.

이정욱 서울시치과의사회 홍보위원은 “보통 치과의사들은 성인이 초기 충치를 금으로 때우는 인레이 치료를 과잉 진료에 가깝다고 본다”고 말했다.

요즘에는 공짜 스케일링이나 초저가 치료비를 앞세워 과대광고를 하는 치과도 늘어났다. 이런 곳에서 생각보다 많은 치아에 대한 충치치료를 권유 받았다면 가까운 동네 치과나 다른 곳을 방문해 한 번 더 진단을 받은 뒤 결과를 비교해 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싼 치료비에 현혹돼 치료하지 않아도 될 치아까지 건드리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치료비와 후유증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임플란트 싼 게 비지떡?=서울시치과의사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6년부터 전체 발치 건수에서 어금니 발치 비율을 조사한 결과 2006년 29.8%에서 2008년 30.3% 2010년 31.8% 등 매년 1포인트씩 늘었다. 매년 전체 발치 건수는 1600만 건으로 어금니 발치 비율이 적지 않았다. 어금니 발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예전에 비해 치아를 살리기보다는 발치 이후 임플란트 시술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치아 상실 부위를 대체할 수 있는 최상의 진료가 임플란트다. 하지만 임플란트는 치아를 대신하는 인공물이지 자연 치아와 똑같지는 않다. 구강 내에 한두 개 임플란트가 있다면 자연치아의 보조역할을 하므로 자연치아와 유사하다고 느끼지만 임플란트의 수가 4개 이상으로 늘면 씹는 느낌이 아무래도 자연치아보다 못하다. 따라서 최대한 자신의 치아를 살리는 것이 가장 좋다.

전문가들은 임플란트를 심기 위해서는 최소한 뼈의 양(6∼8mm)이 중요한데, 염증 등으로 뼈 파괴가 심한 경우에는 부가적인 골이식수술이 필요하다. 부가적인 골이식술을 하면 임플란트 치료기간이 길어지고 치료 비용도 늘어난다. 따라서 치주치료나 신경치료로 치아를 최대한 보존하다가 광범위한 골파괴가 나타나기 시작할 때 발치하는 것이 좋다. 임플란트를 하더라도 병원 두세 곳을 방문해 충분한 상담을 받는다.

임플란트 가격도 고민이다. 최근 들어 국산 임플란트의 보급으로 외국산 임플란트보다는 150만∼200만 원 저렴한 것이 나온다. 또 인터넷 광고에서는 100만 원 이하의 임플란트도 보인다.

이 홍보위원은 “100만 원 이하의 초저가 임플란트를 광고해 환자를 유인한 뒤 발치하지 않아도 되는 치아를 뽑고, 불필요한 치료를 강요해 결국엔 과잉진료로 인한 과다지출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고 경고했다. 초저가 임플란트 시술 이전에 저가 재료에 의한 부작용, 숙련되지 않은 의사의 진료, 실패한 뒤의 사후치료 등의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고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홍보위원은 “실제로 서울시 치과의사회 민원 사례 중엔 초저가의 임플란트 관련 진료 중이나 진료 후에 치과나 치과 의사와 연락이 끊긴 경우가 다수 보고됐다”면서 “사후 처리 거부로 치과의사와 환자 간 분쟁이 종종 일어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