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 4년전쟁 극적 타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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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8일 07시 00분


■ 블리자드-한국 e스포츠협회 공존 위한 악수

블리자드,프로리그 중계 싸고 지적재산권 주장
한국e스포츠협회 “시청권 보장”팽팽한 대립각

스타리그 침체·스타크2 인기 시들 공멸 위기감
“긍정적 관계 첫발”“상생관계구축”극적인 화해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 갈등이 4년 만에 봉합됐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블리자드 코리아 마이클 길마틴 지사장(왼쪽)과 한국e스포츠협회 최원제 사무총장.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 갈등이 4년 만에 봉합됐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블리자드 코리아 마이클 길마틴 지사장(왼쪽)과 한국e스포츠협회 최원제 사무총장.
지적재산권(이하 지재권)을 놓고 법적 공방까지 벌였던 한국e스포츠협회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4년간의 긴 진흙탕 싸움을 끝냈다.

한국e스포츠협회, 온게임넷, MBC게임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와 ‘스타크래프트:브루드 워’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e스포츠협회 및 협회 회원사 온게임넷과 MBC플러스미디어는 2년 간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고 방송할 수 있게 됐다. 소송도 곧 취하될 예정이다.

● 법정다툼까지 간 e스포츠 지재권

스타크래프트 지재권 분쟁은 2007년부터 시작됐다. e스포츠협회가 프로리그 중계권을 판매하자 블리자드가 이에 대해 콘텐츠 제작사의 지재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블리자드는 이후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지재권 보호를 강하게 주장했고 협회는 e스포츠 산업을 일궈온 게임방송국과 협회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양측의 대립은 결국 협상 중단이라는 사태까지 불러왔고 급기야 블리자드가 곰TV와 스타크래프트1, 스타크래프트2에 대한 e스포츠 독점 라이선스를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양측은 이후에도 서로를 비난하며 대립각을 곤두세웠다. 폴샘즈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스타크래프트 지재권 보호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e스포츠협회도 곧바로 반박 보도자료를 내고 일반 대중들의 시청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끝내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고 블리자드가 지난해 11월 양대 게임 방송사를 대상으로 지재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법정 다툼까지 갔다.

● 공멸 피하기 위한 대승적 협력

법정에 설만큼 골이 깊었던 한국e스포츠계와 블리자드가 극적으로 협의점을 이끌어 낸 이유는 뭘까. 한국 e스포츠가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재권 다툼이 시작된 시점부터 프로리그를 포함한 스타크래프트1 리그가 침체기를 겪기 시작했다.

블리자드와 곰TV가 야심차게 시작한 스타크래프트2 리그도 기대했던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더 이상 소모적인 다툼을 계속할 경우 e스포츠팬들의 외면 속에 시장 자체가 사라져 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블리자드 입장에서는 곰TV가 스타크래프트1 e스포츠 라이선스에서 손을 떼면서 마땅한 대안을 찾기 어려웠다. 한국e스포츠협회의 경우도 김준호 신임 협회장 취임과 맞물려 새 전기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법정 분쟁까지 비화한 지재권 문제가 적지 않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극적으로 분쟁이 타결된 것이다.

양측 수장도 이러한 의미의 발언을 했다.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대표는 “양측의 장기적이고 긍정적인 관계 형성에 첫 발을 내딛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준호 한국e스포츠협회 장도 “상생적인 관계 구축을 통해 더 많은 분들이 주목할 만한 e스포츠 대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블리자드 코리아

김명근 기자 (트위터 @kimye76) dion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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