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학생, 송-수신 동시주파수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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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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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스탠퍼드大최정일 씨
“무선인터넷에 적용 가능”

스탠퍼드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최정일(왼쪽), 마양 제인 씨가 주파수 하나로 송수신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두 사람이 시연에 성공한 실험장치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스탠퍼드대 제공
스탠퍼드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최정일(왼쪽), 마양 제인 씨가 주파수 하나로 송수신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두 사람이 시연에 성공한 실험장치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스탠퍼드대 제공
우리나라 유학생이 포함된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같은 주파수에서 정보를 송수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스탠퍼드대 전자공학과 필립 레비스 교수팀의 최정일 연구원(32·박사과정)은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하나의 주파수에서 정보 송수신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무선인터넷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통신 분야에서는 같은 주파수 대역에서 송수신을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송신신호가 수신신호보다 수백만 배 강해 같은 주파수에 담으면 수신신호가 묻혀 쌍방향 통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는 휴대전화처럼 주파수를 송신용, 수신용으로 따로 구분해 사용하거나 무선인터넷처럼 아주 짧은 시간차를 두고 번갈아 송수신하는 방식을 쓴다.

최 연구원 팀은 기존 송수신 안테나 옆에 송신 안테나를 하나 더 두는 방법으로 송수신 신호 간 세기의 차이를 없애는 데 성공했다.

기존 송신 안테나가 쏘는 전파와 똑같은 파형을 갖는 전파를 시간차를 두고 옆에서 또 한 번 쏘는 것이다. 그러면 같은 모양의 파가 서로 엇갈려 중첩되면서 ‘파도치는 모양(∼)’의 송신전파가 ‘직선 모양(-)’으로 바뀌며 상쇄된다. 수신전파가 묻히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연구진은 지난해 9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무선통신 분야 국제학술대회인 ‘모비컴(MobiCom)’에서 연구 결과 발표와 함께 기술 시연에도 성공했다. 당시에는 반경 20m 내외 근거리 통신망 환경이었지만, 올해는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는 반경 100m 내외 환경에서도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송수신을 번갈아서 할 필요가 없어 같은 시간 내에 주고받을 수 있는 정보량이 늘어난다. 최 연구원은 “주파수 사용과 속도 측면에서 지금보다 2배 이상의 효율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대해 이인규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는 “휴대전화·무선인터넷 분야 발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최 연구원은 올해 8월 박사학위를 받을 예정이다. 그는 “연구진과 함께 실리콘벨리에서 벤처를 창업하고 연구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영표 동아사이언스 기자 sypy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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