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태양에너지 관련시설 한곳 모아 시너지효과

  • Array
  • 입력 2010년 12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독일 최대의 과학도시로 불리는 아들러스호프. 설립 19년 만에 89개 기업 17개 연구소가 집적한 산학연 단지로 성장했다. 사진 제공 비스타
독일 최대의 과학도시로 불리는 아들러스호프. 설립 19년 만에 89개 기업 17개 연구소가 집적한 산학연 단지로 성장했다. 사진 제공 비스타
독일의 수도 베를린 시내에서 동남쪽으로 약 15km 지점에 위치한 아들러스호프는 독일 최대의 ‘과학도시’로 불린다. 1991년 1000m² 용지에서 5개 기업으로 시작한 아들러스호프는 19년 만에 420만 m² 용지에 89개 기업과 17개 연구소, 6700여 명의 학생과 1만4000여 명의 연구자가 모인 대규모 산학연 단지로 성장했다. 베를린 주 정부는 유한회사인 비스타를 설립해 아들러스호프 내 연구기업의 창업을 돕고 있다.

지난달 30일 아들러스호프에서 만난 헬게 노이만 비스타 국제협력 총괄매니저는 “1990년 독일 과학위원회가 1년에 걸쳐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들러스호프를 과학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광학, 바이오 및 환경, 재료, 정보기술(IT) 등 5개 주요 연구로 아들러스호프가 한 해 올리는 매출액은 2008년 현재 약 7000억 원 수준. 정부 지원금은 40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도 태양광에너지 연구는 최근 아들러스호프의 대표적인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2012년 6월에는 태양광에너지센터가 들어선다. 독일의 대표적 에너지 절감 주택인 패시브하우스 단지도 착공을 기다리고 있다. 노이만 총괄매니저는 “태양전지판의 효율을 높이는 기초 연구 시설과 태양전지를 직접 만들어 시험해 보는 시험 시설이 한자리에 모여 있어 시너지 효과를 냈다”면서 “이런 환경 덕분에 아들러스호프는 12개국에서 30개가 넘는 기업을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원천기술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강영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해서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메탄올로 바꾸면 이산화탄소도 잡고 에너지도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세계적으로 아직 걸음마 단계인 만큼 한국이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태양광을 이용해 연료를 생산하겠다는 아이디어는 1912년 이탈리아 화학자 자코모 차미찬이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 처음 제안했다. 하지만 100년이 다 되도록 기술 발전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1000도쯤 되는 고온에서 이산화탄소를 열분해하면 메탄올이나 메탄을 얻을 수 있지만 이 방법은 효율이 너무 낮아 경제성이 떨어진다.

이에 비해 태양에너지는 무궁무진하다. 초당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는 12만 TW(테라와트·1TW는 1조 W) 정도. 1년 동안 1km² 넓이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를 석탄으로 환산하면 약 30만 t에 이른다. 강 교수는 “태양에너지로 물을 광분해해서 수소(양성자)를 얻은 뒤 이 수소를 이용해 태양광으로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환원시키면 메탄올을 얻을 수 있다”며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이산화탄소와 물에서 유기물을 얻는다는 점에서 인공 광합성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2008년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에 ‘태양에너지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인공 광합성 기술을 개발하는 데 10년간 500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일명 ‘헬리오스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연구의 목표는 태양광으로 이산화탄소를 메탄올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모하비 사막에 건설해 미국의 가솔린 사용량의 50%를 대체한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인공 광합성 기술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들어설 기초과학연구원의 대표 연구 주제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면서 “7, 8년 안에 원천 기술을 개발한다면 향후 노벨 과학상 수상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베를린=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