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을 바로 세우자]<上>목 디스크가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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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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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앞 ‘삐딱’자세… 환자 10년새 10배 급증

《목은 머리와 몸을 연결하는 통로로 수많은 신경계가 지나간다. 앉아있는 시간이 긴 사무직의 경우 고개를 숙이는 자세가 많아 목 질환이 많이 생긴다. 방치하면 손 팔 마비 등이 올 수 있다. 목 질환자는 전체 척추 환자의 10%로 추정된다. 동아일보와 한림대의료원은 목(경추) 질환의 국내 의료 최신 수술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김석우 한림대성심병원 척추센터 교수가 경추디스크 환자에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를 보면서 인공디스크치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림대성심병원
김석우 한림대성심병원 척추센터 교수가 경추디스크 환자에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를 보면서 인공디스크치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림대성심병원
디스크 환자 중 10%는 목 디스크 환자. 올바르지 못한 자세로 컴퓨터를 사용하고 TV를 보는 사람이 늘면서 목 디스크 환자가 10년 전에 비해 10배 증가했다. 벨기에 브뤼셀대 병원에서 일반인을 조사한 결과 73%가 목 디스크가 부풀어 오른 증상이 있었다. 또 절반가량은 부분적인 목 디스크, 3%는 심한 목 디스크 소견을 보였다.

김석우 한림대성심병원 척추센터 교수는 “일반인에게서도 목 디스크가 자주 관찰된다”면서 “평소 잘 느끼지 못하다가 직업적 요인, 유전적 요인, 운동, 사고(외상), 습관 등에 의해 증상이 나타난다” 말했다.

○ 고개 오래 숙이는 자세는 금물


목 디스크는 목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밀려나와 옆의 신경을 눌러 통증이 생기는 척추 질환이다. 무심코 하는 잘못된 습관들이 쌓여 목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장시간 책상 앞에 앉아 머리와 목을 앞으로 숙이는 자세가 대표적이다. 높은 베개도 목뼈에 무리를 준다. 비만, 평발이거나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계속 신어서 자세가 불안정한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특히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하는 직장인, 어깨에 무거운 것을 많이 지고 나르는 건설노동자 또는 머리를 숙이고 손을 많이 쓰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목 디스크는 비교적 쉽게 진단이 가능하다. 목 통증을 비롯해 어깨, 팔, 손으로 내려가는 통증이 특징. 목에서 시작돼 팔로 뻗치듯 내려가는 방사통이 있거나 목을 뒤로 젖히거나 굽히면 통증이 더 심해진다.

○ 인공디스크로 대체


목 디스크의 수술은 보존치료를 해도 통증이 줄지 않을 때, 신경이 눌려 손과 팔이 저리거나 마비가 심할 때 한다. 하지만 목 디스크 환자들은 불편하더라도 수술하지 않고 통증을 감수하는 걸 택한다. 잘못했다가 목을 움직이지 못하는 ‘장애인’이 되기 쉽다는 인식이 많기 때문.

하지만 최근에 수술법이 발전하면서 이러한 걱정을 줄였다. 예전 경추 디스크 치료의 주류는 골유합술이다. 신경을 압박하는 경추의 디스크를 제거한 후 수술 부위가 머리무게 때문에 내려앉지 않도록 자기 몸의 골반 뼈나 인조 뼈를 넣은 뒤 금속판과 나사못으로 고정시킨다.

이 방법은 병든 디스크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으나 디스크를 대신할 골반 뼈를 채취하므로 채취 부위에 통증이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또 금속판 나사못 사용으로 목뼈가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경추인공디스크치환술이다. 이 수술은 디스크를 제거한 뒤 움직이는 기능을 가진 인공디스크를 사용한다. 유럽에서는 15년 전 도입됐고 국내에는 2003년 11월 도입돼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

김 교수팀이 2003년 11월 이후 유합술 및 인공디스크 수술을 받은 105명의 목 디스크 환자를 대상으로 평균 20개월 동안 추적 관찰해 목의 운동범위를 비교한 결과, 유합술의 경우 수술 전 11.1도에서 20개월 후 2.3도로 좁아진 반면 인공디스크치환술의 경우 수술 전 11.1도에서 20개월 후 12.1도로 넓어졌다. 또 방사선 검사에서는 유합술이 인공디스크치환술에 비해 퇴행도가 약 3.5배 더 심했다.

김 교수는 “수술 의사의 경험과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인공디스크치환술의 장점인 목의 유연한 운동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수술 시간은 2시간이고 수술 다음 날부터 목 보조기를 착용하고 걸어 다닐 수 있으며 5일 이내에 퇴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평소 자세가 중요


목 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목의 올바른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가끔씩 목 관절을 부드럽게 움직여 주거나 목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손으로 머리를 좌우 전후로 밀어주는 목 강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책상 앞에 앉아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업무를 보는 사람들은 △모니터를 눈높이에 맞추거나 눈높이보다 약간 낮게 고정하고 △장시간 같은 자세는 피하며 △한 시간마다 10분씩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베개는 낮은 것이 좋다. 누운 상태에서 옆에서 보았을 때 이마와 턱, 가슴 높이가 수평이 되도록 해야 한다. 턱이 올라가거나 처질 경우 목 근육에 부담을 준다. 평소 전방을 보려고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거나 목을 앞으로 빼는 잘못된 습관을 고쳐야 한다. 소파에 누워 TV를 보거나 벽에 머리를 기대거나 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TV를 보는 습관도 좋지 않다.

수면 시 엎드린 자세를 피한다. 엎드릴 경우 고개도 옆으로 돌리게 되는데 이 경우 심장에서 올라와 뇌에 피를 공급하는 척추동맥이 꼬여 혈액 순환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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