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간염의 93%가 A형”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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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교수 전국단위 첫 조사, 감기증세 비슷… 백신이 최선

급성 간염 가운데 발생률 1위가 B형 간염에서 A형 간염으로 바뀌었다.

김주현 가천의과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2007∼2009년 전국 11개 대학병원에서 진단된 급성 바이러스간염 환자 22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전국 단위의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급성 바이러스간염의 유형 중 A형 간염이 2085명(93%)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B형 간염 119명(5.3%), C형 간염 25명(1.2%), E형 간염 12명(0.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만성 간염은 아직도 B형 간염이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지만 급성 간염에선 A형이 압도하고 있는 것.

김 교수는 “1990년대 중반부터 B형 간염의 백신 접종이 국가적으로 진행돼 최근 급속히 줄고 있다”면서 “반면 급성 A형 간염은 2000년 초반부터 서서히 생기기 시작해 2006년부터 급증했다”고 말했다.

급성 A형 간염은 B형이나 C형과는 달리 만성 간염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환자의 손에 붙어 있던 간염 바이러스가 여러 물체에 묻어 있다 옮긴다. 과거엔 위생이 열악해 어린이들이 주로 걸렸다. 하지만 어릴 때 걸리면 특별한 증상 없이 감기처럼 지나가기 때문에 걸린 줄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현재 40대 이상은 대부분 항체를 갖고 있다. 하지만 위생이 좋아졌을 때 어린 시절을 보낸 20, 30대는 항체가 없는 경우가 많다.

김 교수는 “급성 A형 간염은 연령층이 한창 일을 해야 하는 20, 30대에서 80% 이상 발생하기 때문에 간염 치료로 일을 못해서 생기는 경제적인 손실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성인이 됐을 때 걸리면 황달 식욕부진 피로감 등으로 3∼4주 입원해야 한다. A형 간염은 1000명 중 2∼4명이 사망할 수도 있어 위험하다.

A형 간염은 백신으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백신을 두 번 맞는데 1회 접종 시 94% 이상, 2회 접종 뒤엔 100% 항체가 생긴다. 현재 A형 간염 예방 백신을 권장하는 접종 대상자는 △A형 간염 유행 지역에 거주하거나 여행하는 경우 △남성 동성연애자 △혈액응고 장애자 △만성 간염 환자 등이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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