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 - 근무지 자유선택 ‘스마트워킹’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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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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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이 필요 없는 재택근무,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오피스’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워킹’이 최근 국내 기업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이를 도입하려면 인사관리 및 평가제도는 물론이고 기업문화까지 바꿔야 하지만 기업들은 발 빠르게 스마트워킹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스마트워킹이 직원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의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KT는 23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다음 달부터 연구개발(R&D) 분야 직원과 출산 후 여직원 20여 명을 대상으로 스마트워킹을 시작해 이를 회사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SDS는 이미 7월부터 R&D 인력을 중심으로 재택근무를 시범실시하고 있으며 인사 및 평가시스템을 대폭 수정할 예정이다. SK그룹도 그룹 차원에서 모든 직원에게 스마트폰을 나눠주고 모바일 오피스 도입을 시작했다. 최근 전 직원에게 스마트폰 갤럭시S를 지급한 SK는 SK㈜와 SK C&C가 23일 모바일 오피스를 개통한 것을 시작으로 30일까지 모든 계열사가 이를 완성할 예정이다.

○기업들의 스마트워킹 실험

현재 스마트워킹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국내 기업은 KT다. 지난해 KTF와의 합병 이후 기업문화를 효율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는 데다 스마트워킹 실험을 성공시켜 이를 사업화해 다른 기업에 판매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KT는 올해 2월 ‘스마트워킹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4월부터 기업고객부문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이동 중 근무를 실험해 왔다. 권기재 TF팀장은 “스마트워킹 이후 직원들이 기존에 사무실에서 생기던 흐름을 끊는 잡일이 사라져 업무몰입도가 높아졌다”며 “관리자들도 대충 눈앞의 직원에게 일을 주는 대신 업무 부여와 성과 평가를 정확히 하게 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KT는 이런 경험을 토대로 이날 경기 성남시 분당 KT 사옥에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도 거주지 인근에서 일할 수 있는 ‘스마트워킹센터’를 개설했다. 스마트워킹센터는 화상회의 시스템과 각종 통신설비, ‘정숙실(콰이어트룸)’ 등을 갖추고 있다. KT는 2012년 말까지 전국에 30개 이상의 스마트워킹 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삼성SDS도 자체 개발한 스마트워킹 시스템 ‘모바일 데스크’를 적용하면서 인사 및 평가제도를 전면 개편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R&D 인력을 중심으로 스마트워킹을 시작하면서 상사에게 한 번이라도 더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내근직이 인사고과에서 스마트워킹을 하는 외근직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우려가 나오자 아예 평가제도를 바꾸기로 한 것이다.

○직원에겐 기회이자 부담

이처럼 스마트워킹 시스템이 도입되면 직원들은 출퇴근에 쏟는 시간 대신 그만큼을 가정에서 보내거나 자기 계발에 쓸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워킹 시스템은 근무한 시간을 측정하기 어렵고 얼굴을 맞대고 일하지 못하는 까닭에 노력과 과정보다는 ‘성과 중심의 평가’를 원칙으로 한다. 이 때문에 성과 없이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어 비정해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 시스템을 겪어본 삼성SDS의 한 직원은 “예전에는 일찍 출근하고, 회사에 오래 남아 있는 게 평가에 영향을 미쳤지만 이제는 어디서 뭘 하든 성과만 내면 된다”며 “자유가 주어진 만큼 책임도 늘어났기 때문에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은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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