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자, 땡볕에 운동하면 심장이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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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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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울때 장시간 운동땐 ‘심부전증’ 위험
선선한 아침-저녁 중증도 운동이면 OK

준비운동 길게 본운동 짧게 해야 효과
가슴통증-얼굴마비땐 즉시 의사에게

심혈관질환 예방운동 여름엔 이렇게

《몸속 혈관은 대략 10만 km. 지구를 2.5바퀴 도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혈관을 타고 온몸 구석구석까지 혈액이 도달하지 못하면 치명적인 결과가 따른다. 심혈관에 이상이 생기면 협심증·심근경색이, 뇌혈관에 이상이 생기면 뇌출혈·뇌중풍(뇌졸중)이 발생한다. 심혈관질환은 사망률도 높지만 의식을 회복하더라도 하반신 마비, 언어장애 등 후유증이 남는다.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는 △고혈압 △높은 콜레스테롤 △당뇨병 △흡연 △비만 △가족력 등이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꾸준한 운동으로 위험인자를 관리해야 한다. 운동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심장을 튼튼하게 한다.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도 감소시킨다. 혈압은 최소 130/85mmHg 이하, 콜레스테롤은 dL당 200mg 이하, 혈당은 공복 시 dL당 110mg 이하가 되도록 조절해야 한다.》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데는 운동만 한 것이 없다. 하지만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는 격렬하게 운동할 때 오히려 돌연사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데는 운동만 한 것이 없다. 하지만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는 격렬하게 운동할 때 오히려 돌연사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은 사람들이 더운 날씨에 무리한 운동을 하게 되면 오히려 해가 된다. 대한심장학회와 대한뇌졸중학회의 도움으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여름철 운동 요령을 알아봤다.

○ 하루 100∼200Cal 소모하면 충분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며 장시간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중증도 운동(1회 30분 이상 숨이 약간 가쁜 정도의 운동)이면 충분하다. 운동으로 하루에 100∼200Cal만 소모하면 된다. 그 이상은 체중 감량에는 도움이 되나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는 없다. 심혈관질환과 운동량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중증도 운동을 한 그룹이 약한 운동을 한 그룹보다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36%, 돌연사율이 36% 낮았다. 반면 격렬한 운동을 한 그룹과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아침저녁같이 선선할 때 운동하는 것이 좋다. 한낮 뙤약볕 아래서 운동하는 것은 피한다. 미국심장학회에 따르면 기온이 32도를 넘어서면 뇌중풍은 66%, 관상동맥질환은 20% 증가한다. 우리 몸은 더위를 견디기 위해 땀을 발생시키는데 이때 혈관이 확장되면서 심장에 부담이 가기 때문이다. 혈관으로 피가 몰리다 보면 심장으로 가는 피가 줄어들어 심장이 빨리 뛰는 원리다. 체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심장박출량이 분당 3L씩 증가할 정도다.

이런 상태에서 운동을 하게 되면 체온이 더 높아진다. 우리 몸은 열을 감염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면역 기제를 작동시킨다. 따라서 체온 조절에 실패하면 심장에 과도한 부하가 걸린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견딜 수 있지만, 심혈관질환자들은 자칫 급성 심부전증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 혈전 위험 큰 사우나는 삼가해야

날씨가 더워지면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 시간을 10분에서 15분 정도로 늘리고 본 운동 시간을 줄여야 한다. 본격적인 운동에 앞서 맨손체조, 스트레칭 등 유연성을 높이는 운동을 먼저 한다. 다음 빠르게 걷기, 달리기 같은 심폐 지구력을 향상시키는 본 운동을 한 뒤 다시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한다. 운동하는 동안 자신의 최대 맥박수의 40∼50%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운동을 하던 중에 가슴에 통증을 느꼈다면 반드시 의사를 찾아야 한다. 잠깐 쉬었다가 다시 운동을 하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심장에 차곡차곡 부담이 쌓일 뿐이다. 윤병우 대한뇌졸중학회장은 “운동 중에 얼굴마비·팔다리마비·언어장애 등 뇌중풍 전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우나도 금물이다. 땀을 많이 흘리면 우리 몸의 혈액이 응고돼 혈전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심장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운동 전후에는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한다. 수분과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는 야채나 과일로 운동으로 빠져나간 영양분을 보충한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운동하기 어려운 질환자는 아스피린 복용을”▼


美심장-당뇨학회 고령환자에게 권고
“개발도상국일수록 비용 대비 효과 커”


심혈관질환의 최고의 예방법이 운동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만약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이 운동을 하기 어렵다면? 아스피린 복용을 고려해볼 만하다.

혈소판 응집을 막는 ‘항혈소판 제제’인 아스피린은 원래 해열진통제로 개발됐다. 현재는 혈관 내에 떠다니던 지질이 뭉치는 것을 막는 효과가 밝혀지면서 심혈관질환 예방제제로 더 유명하다. 미국심장학회와 미국당뇨학회는 당뇨병을 제외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보유한 50세 이상 남성, 또는 60세 이상 여성의 경우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을 권고하고 있다.

16∼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심장학회. 전문가들은 심혈관질환자가 급증하는 아시아 지역에서 아스피린 복용 등 예방적 요법이 확대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중국의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1957년 12.8%에서 1990년 35.8%로 급격히 상승했다. 앞으로 2006∼2015년 10년간 심장질환, 뇌중풍 및 당뇨병으로 5580억 달러의 치료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식생활이 바뀌고 운동량이 줄어든 탓. 전통적 삶의 방식이 바뀌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실제 중국에서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위험인자를 분석한 결과, 높은 콜레스테롤이 77%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다음으로는 당뇨병 18%, 비만 4%, 흡연이 1%를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 심혈관질환자의 51%가 아스피린 복용과 관련해 전문의와 상담한 적이 없었다. 토머스 피어슨 미국 로체스터대 의학센터 박사는 이날 “아시아는 서구보다 발병률이 높은 연령대가 10년가량 빨라 생산인력 손실 등 사회경제적 부담이 크다”며 “치료가 아닌 예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06년 전 세계 질병통제를 위한 프로젝트’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의 심혈관질환자가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했을 때 주요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25%가량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휴오용 베이징대 의대 제일병원 교수는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할 때, 개발도상국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70∼100mg의 저용량 아스피린을 매일 한 알씩 복용한다. 바이엘 헬스케어는 아스피린의 장기복용의 부작용으로 지적되는 속 쓰림과 위출혈 등을 막기 위해 장에서 녹는 ‘아스피린 프로텍트’를 판매하고 있다.

베이징=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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