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Before&After]인공수정체 삽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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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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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안에 덮친 백내장… 실명 위협을 인공수정체로 극복한다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조절성 인공수정체 삽입술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60·서울 성북구 정릉동)는 5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시력이 갑자기 떨어졌다.
나이 탓인가 싶었는데 점차 눈앞이 흐려지고 뿌옇게 보였다. 집 앞 계단을 내려갈 때에도 난간을 붙잡아야 했다.
눈이 나빠져 식당 일에서도 크고 작은 실수가 늘었다.
겹쳐 보이는 그릇을 집어들다가 깨뜨리기도 하고, 음식을 조리할 때에도 양념통을 구별하기 어려웠다.
책을 보거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는 것도 포기했다. 계산기를 쓰거나 돈을 셀 때 실수도 잦아졌다.
결국 김 씨는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를 찾았다.》

정밀검사 후 30분 수술로 1.0 시력 되찾아

○ 생활 패턴에 따라 다른 인공수정체 삽입


김 씨의 증상에 대한 진단은 백내장과 노안이었다. 백내장과 노안은 장년층에서 흔히 생기는 안과 질환. 모두 눈 안의 수정체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노안은 수정체의 조절력이 떨어지면서 가까운 곳을 잘 보지 못한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시야가 뿌옇게 변한다. 같이 생기면 김 씨처럼 앞이 흐릿하게 보여 생활이 힘들다. 백내장은 심하면 실명의 원인이 된다.

백내장과 노안 증상을 치료하려면 세밀한 안과 검진이 필요하다. 김 씨는 눈의 단면을 여러 각도로 관찰하는 ‘세극등 현미경’으로 백내장 정도를 파악하는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백내장 이외에는 망막과 시신경에 이상은 없었다. 김 씨에게 필요한 시술은 백내장과 노안 교정술. 백내장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 대신 인공수정체를 삽입한다.

인공수정체의 종류에 따라 개선 효과가 다르다. 생활 패턴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김 씨는 식당을 운영하면서 돋보기를 쓰는 것이 거추장스럽기 때문에 조절성 인공수정체를 추천받았다. 김 씨는 그 중에서도 가장 최근에 출시된 크리스털렌즈HD를 선택했다. 사람의 수정체처럼 보는 거리에 따라 자동으로 초점을 맞출 수 있어 근거리 원거리 중간거리 등 모든 거리에서 시력 개선 효과가 있다. 지난해 고려의대, 울산의대, 연세의대, 성균관의대 등 4개 대학 전문의가 참여한 국내 임상에서도 같은 결론을 확인했다. 또 수술 후에도 빛 번짐 같은 부작용이 없어 편안하게 적응할 수 있다는 평을 받았다.

○ 수술은 30분 만에 끝나

김 씨는 수술 당일 아침을 금식한 뒤 병원에 입원했다. 수술을 위해 동공을 키우는 약물을 넣고 수술방으로 이동해 국소 마취를 받았다. 조절성 인공수정체 삽입 수술은 일반 백내장 수술과 같이 각막을 작게 절개한 뒤 초음파로 혼탁한 수정체를 제거한다. 그 후 주사기 모양의 기기에 인공수정체를 접어 얹은 후, 절개 부위를 통해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면 끝난다. 수술 시간은 30분 이내. 김씨는 수술 후 3시간 정도 누워 휴식을 취한 후에 당일 퇴원했다.

수술을 집도한 김효명 고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조절성 인공수정체 삽입술은 정확한 도수 계산에 의해 인공수정체를 삽입해야 하므로 수술 전 몇 가지 특수 검사가 필요하다”면서 “이전에 눈 안에 수술을 받았거나 백내장 이외에 망막질환이나 시신경질환을 가지고 있을 경우, 시력 개선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시력이 1,0까지 개선

김 씨는 수술 뒤 바로 다음 날부터 시력 개선 효과를 경험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시야가 더욱 또렷해졌다. 잘 보기 위해 눈을 찡그려야 할 필요도 없었다. 수술 직후엔 먼 거리부터 잘 보이더니, 보름 정도 후에는 중간거리, 근거리 모두 선명해졌다.

김 씨는 수술 전 좌우 원거리 시력이 평균 0.3에서 수술 후에는 최대 1.0까지 향상됐다. 중간 거리 시력 역시 0.6∼0.7로 개선됐다. 또 식당 카운터에서 계산을 할 때나 그릇을 옮길 때에도 편안해졌고 요리를 할 때에도 자그마한 양념통이 잘 보였다.

김 씨는 수술 다음 날, 일주일 뒤, 3주 뒤 검진을 받았다. 수술 후 불편함이 있었다면 수술 초기에 눈을 비비지 못하도록 안구 보호대를 잠시 착용한 것뿐이다. 백내장 수술 후에 눈이 부시거나 사물이 번져 보이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지만 김 씨에게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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