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30%, 해외 의료쇼핑객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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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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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개 병상 ‘해운대백병원’ 개원
외국인 원스톱 의료서비스 지원

25일 문을 연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전경. 해운대 지역에는 연간 내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이 방문하지만 그동안 대학병원은 한 곳도 없었다. 사진 제공 해운대백병원
25일 문을 연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전경. 해운대 지역에는 연간 내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이 방문하지만 그동안 대학병원은 한 곳도 없었다. 사진 제공 해운대백병원
국내 제2의 도시 부산에 대규모 해외 환자 유치를 표방한 첫 대형 병원이 들어섰다. 바로 25일 해운대구에 문을 연 지상 16층 규모로 1004개의 병상을 갖춘 인제대 해운대백병원이다.

부산 해운대구는 호텔이 밀집해 있어 연간 1000만 명의 내외국인 관광객이 다녀간다. 그러나 대학병원 규모의 병원은 존재하지 않았다. 관광객 가운데 중환자가 발생하면 부산대병원, 동아대병원, 동의대병원 등 다른 지역으로 이송해야 했다. 이 때문에 의료관광 전문가들은 “부산 해운대구는 최대의 관광조건을 갖췄지만 의료 분야에 있어서는 최악의 취약지구였다”고 평가했다.

해운대백병원도 이 점을 충분히 인식했다. 병원이 가동되자마자 부산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유럽상공회의소와 인근 미군부대 실사단을 초청했다. 외국인 환자가 기꺼이 찾을 수 있는 환경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그들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끌어냈다. 병원 측은 외국인 쇼핑객과 호텔 이용객을 대상으로 원스톱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황태규 병원장은 “전체 환자의 30%를 외국인으로 채우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환자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이 병원은 의료진을 해외에서 영입하고, 첨단 장비도 들여놨다. 두개골을 열지 않고도 방사선으로 병든 세포를 죽일 수 있는 최신형 감마나이프도 설치했다. 병원 측은 “서울과 경기 지역을 제외하면 감마나이프를 도입한 지방병원은 우리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정밀한 암 치료를 위해 배출되는 방사선의 양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라이낙’과 로봇 수술장비도 도입했다.

지역 주민들도 지금보다 훨씬 수월하게 대형병원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해운대백병원 측은 “부산울산고속도로 개통으로 울산의 환자가 부산 해운대까지 들어오는 데 30분밖에 안 걸린다”며 “서구, 부산진구보다 지리적인 이점이 강하다”고 밝혔다. 부산 시민뿐 아니라 울산과 경남 지역 환자들도 흡수하겠다는 것.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8년 지역 간 의료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 해 부산시민 62만 명이 서울 병원에서 700여억 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또 경남 지역 환자의 25%, 울산 지역 환자의 46%가 서울을 찾았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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