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박사 서효석의 건강 365] 뇌졸중 후유증 이기려면 일상으로 빨리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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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6일 11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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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火)이 두 개면 무엇이 될까? 불꽃(炎)이 된다.

서 있는 게(立) 둘이면, 나란히(竝)가 된다.

보이는 게(示) 둘이면? 잘 보이기 때문에 계산이 밝아 셈(示示)이 된다.

示示(셈 산)은 평소에 보기 어려운 생소한 한자지만 드라마 ‘이산’하면 모두 알 것이다. 바로 조선 22대 임금 정조의 어릴 적 이름이 산이다.

정조 임금을 들먹이는 이유는 뇌졸중을 이야기하다 보니 문득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1600년 6월 28일 정조는 재위 24년 만에 사망하는데 마지막으로 먹은 약이 정순왕후의 명에 의해 제조한 성향정기산(星香正氣散)이다.

정조는 이런저런 이유로 독살설이 끊이지 않는 왕이지만 어쨌든, 성향정기산은 머리가 흐리고 멍하며 몸을 잘 쓸 수 없을 때 처방하는 한약이다.

한방에서는 중풍이 발생하면 제일 먼저 이 약을 투여한다. 곽향, 소엽, 백지, 대복피, 백복령, 백출, 후박, 진피, 감초로 이루어진 곽향정기산에 남성, 목향을 가미한 처방인데 중풍이 발병하고 진행되는 것을 급속히 막아주는 신효한 약이라고 알려져 있다.

특히 중풍 초기에는 이 약만 한 것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뇌졸중의 위급한 시기를 극복하고 살아 고비를 넘긴 사람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반드시 후유증으로 시달린다.

약 반수의 환자에서 반신불수가 있고, 약 3분의 1에서는 언어장애가 있으며, 약 4분의 1에서는 지각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 외에 지적 정서적 기능의 장애를 남기는 환자도 적지 않다.

뇌졸중 발작 후에 나타나는 이와 같은 후유증은 뇌졸중으로 뇌 조직이 손상을 받은 결과다. 따라서 뇌의 직접적인 손상을 완전히 회복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더라도 간접적인 뇌손상은 최소한으로 예방하고 또 신속하게 회복을 시켜주어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뇌졸중에 대한 병변(病變)의 주변에서 간접적으로 손상을 받은 뇌세포가 점차 그 기능을 회복함에 따라 마비 등의 후유증도 점차 개선된다. 대부분 발병 후 2개월 사이에 눈에 띄게 효과가 나타나며 그 후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회복되어 간다. 후유증의 기능개선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약물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침구치료와 각종 재활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마비된 부위에 관절을 움직여 운동을 시키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이 시켜주어야 하겠지만 점차 자신의 건강한 수족으로 마비된 쪽을 주무르고 움직이며 마지막에는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안정기 이후의 후유증의 회복은 환자자신의 노력여하에 달려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에는 타인의 손을 빌어 앉는 연습, 서는 연습, 걷는 연습 등을 하며 점차 남의 손을 빌리는 일을 줄이고 자력으로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때 주의하여야 할 것은 상지의 마비는 하지보다 회복이 더디며 어깨 관절의 탈구가 일어나기 쉽다는 것이다. 삼각건으로 팔을 어깨에 잡아 고정시킨다든가 혹은 발목에 힘이 없어서 보행연습을 할 수 없으면 적절한 보장구(補裝具)를 만들어 착용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여 활동에 어느 정도 자신이 생기면 식사와 옷을 입고 벗는 일, 목욕, 글씨 쓰기 등의 동작을 스스로 함으로써 일상생활자체를 치료 및 재활수단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대개 재활요법이라고 하면 단순한 마비의 치료법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중풍의 경우 마비가 완전히 회복되는 일은 극히 드물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장애가 있더라도 발병전의 일상생활을 빨리 되찾아 사회로 복귀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반신불수는 흔히 남자가 좌측 여자가 우측에 오면 좋지 않다는 말이 있으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언어, 시력, 기억에 관한 중추는 왼쪽 뇌에 있으므로 남녀 불문하고 오른쪽마비가 왼쪽마비보다는 불리하다.

편강한의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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