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연구원 6명이 인도양 몰디브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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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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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노다지 ‘열수광상’ 찾는다

지각이동 느려 광물침전량 많고
개척지 적어 ‘노른자위’ 찾을 수도

해저의 열수분출구. 1200도로 뜨거워진 열수에는 메탄가스가 섞여 있어 검은 기둥처럼 솟아오른다. 열수 안에는 다양한 유용광물이 녹아 있어 주위에 열수광상을 만든다. 사진 제공 한국해양연구원
해저의 열수분출구. 1200도로 뜨거워진 열수에는 메탄가스가 섞여 있어 검은 기둥처럼 솟아오른다. 열수 안에는 다양한 유용광물이 녹아 있어 주위에 열수광상을 만든다. 사진 제공 한국해양연구원
한국해양연구원 심해·해저자원연구부의 연구원 6명은 14일 인도양의 유명 휴양지 몰디브로 떠난다. 물론 짜릿한 크리스마스 휴가를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다. 늦어도 15일까지는 몰디브 인근에 정박한 해양연구선 온누리호에 타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목적은 인도양 3000m 심해에서 ‘해저 자원의 보고’로 불리는 열수광상을 찾는 것이다. 열수광상은 해저 지각 밑에 있는 뜨거운 물이 분출되면서 녹아 있는 유용광물을 대량으로 침전시켜 놓은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남태평양 통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열수광상 독점탐사권을 갖고 있다. 그런데도 왜 다시 인도양의 심해에 도전할까. 이곳이 선진국의 발길이 훨씬 덜 닿은 데다 더 크고 좋은 광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경용 해양연 해저열수광상개발사업단장은 “인도양의 해양지각은 이동속도가 1년에 4∼8cm 정도로 태평양(12∼14cm)보다 느리기 때문에 한번 만들어진 열수광상이 이동하지 않고 오랫동안 같은 장소에서 더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열수광상은 뜨거운 용암이 해저 지각 가까이 올라오면서 지각이 벌어지는 해령 지역에 많이 생긴다. 해령 주변의 땅속으로 스며들어간 바닷물은 용암 부근에서 1200도 이상 가열돼 해저 지각에 있는 금, 은, 구리 등의 유용광물을 녹인다. 광물이 녹아 있는 열수가 해저 분출구를 통해 다시 밖으로 나오면 차가운 심해수와 만난다. 이때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며 분출구 주변에 광물을 침전시킨다. 이렇게 해서 열수광상이 만들어진다.

연구팀이 인도양에서 탐사하는 바다는 폭 10km에 길이가 7000km나 돼 모두 7만 km²에 이른다. 바다에 비하면 열수광상의 크기는 지름 300m 정도의 작은 원에 불과해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 수준이지만 미개척지이기 때문에 그만큼 기대도 크다. 대서양은 유럽 국가들의 탐사가 많고, 동태평양은 미국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지만 인도양을 탐사한 나라는 독일 중국 미국 등 대여섯 나라에 불과하다. 이곳의 바닷속을 잘 아는 나라가 ‘노른자위 광상’을 독점할 가능성이 있다. 이 단장은 “국제해저기구가 현재 해저열수광상 탐사 규칙을 심의하고 있다”며 “공해에서 ‘1개국 1광구’ 원칙이 된다면 우리나라는 거리가 먼 동태평양보다 가까운 인도양이 더 낫다”고 밝혔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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