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의학 전문가들 “차분해져야 혼란 줄인다”

  • 입력 2009년 4월 29일 03시 02분


《28일 돼지인플루엔자 ‘추정환자’가 발생하자 방역망이 뚫린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국내는 멕시코와 같은 집단감염 사태는 없을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과 조류인플루엔자 대처 과정에서 검역의료진의 전문성이 쌓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차분해져야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박승철 교수 “멕시코보다 의료수준 월등… 겁먹을 필요 없어”

돼지인플루엔자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신종인 데다 독성도 강하고 변이도 잘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동물에서 사람으로 종(種) 간 장벽도 넘어섰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파도 잘돼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팬데믹)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불필요한 공포다. 그 이유를 알자면, 우선 팬데믹 개념을 현 시점에서 새로 조명해야 한다. 과거에는 팬데믹이 치명적 결과로 이어졌지만 지금은 의료수준이나 위생개념 모두 크게 발달했다. 또 전염병이 돌 때 즉각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피해도 최소화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다고 해도 우리가 잘만 대응하면 팬데믹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실제 이번 돼지인플루엔자는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지만 사망자는 멕시코에 국한돼 있다. 초기 대응이 늦었고 의료수준이 떨어지는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멕시코의 상황을 보고 지레 겁먹지 말자. 우리 의료수준은 세계적이다.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김의종 교수 “정부, 24시간 대책반 가동… WHO와 공조 잘돼”

2003년 사스, 2004년 조류인플루엔자 사태를 경험하면서 국내의 보건당국은 선진국 못지않은 검역과 예방, 감시 체제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병원을 방문한 환자를 대상으로 바이러스 샘플을 채취해 새로운 인플루엔자가 나타났는지를 감시하고 있다.

돼지인플루엔자에 대해서도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24시간 대책반을 가동하고 있다. 본부는 인체 감염 여부를 빨리 체크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의 보건과 및 보건소, 보건환경연구원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이번에 추정환자를 빨리 발견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노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검역 체계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하는 방식 그대로 따르고 있어 믿을 만하다고 생각된다. 또 실시간으로 WHO,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와 바이러스 정보를 교환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대책을 공조하고 있다. 앞으로도 돼지인플루엔자 환자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진단해 대응에 실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울대 진단검사의학과

오명돈 교수 “국내 긴급의료체계 잘 갖춰져 사망자 없을 것”

현재 국내에서는 사스나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가 발생할 때 즉각 격리하고 치료하는 등 대처할 수 있는 긴급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

만약 돼지인플루엔자 환자가 발생했을 때는 즉시 국가 지정 병원 등을 중심으로 ‘음압유지 격리병상’에 수용해 치료를 한다. 음압유지 격리병상은 환자의 감염 균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시설이 된 것으로 선진국 수준에 맞도록 설치했다. 국립의료원 시립병원 군병원 중심으로 197개의 격리병상이 설치돼 있고 이 중에 39개가 음압유지 격리병상이다.

인플루엔자 환자가 사망하는 것은 폐렴이나 패혈증 등 2차 감염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폐렴 패혈증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치료하느냐가 관건이다. 감염내과 호흡기내과 등의 전문의들이 24시간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하면서 항생제 등을 통해 치료하고 있어 인플루엔자에 걸려도 사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발병 환자에 대한 조치가 선진국 수준이어서 멕시코와 같이 대규모 사망자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서울대병원 감염내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