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의 실종… 지난달 18일이후 20일 넘게 감감

  • 입력 2009년 4월 14일 03시 02분


발원지 저기압 약화 - 동풍 강세로

황사가 실종됐다. 매년 봄이면 1주일이 멀다하고 찾아오던 황사가 지난달 중순 이후 한 달 가까이 소식이 끊겼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봄에 발생한 황사는 지난달 14일과 15∼18일 두 차례에 그쳤다. 이후 20일 넘게 맑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건조 특보까지 내려져 곳곳에 산불 비상이 걸렸지만 정작 황사는 단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봄 황사 발생일수를 전국 평균으로 환산하면 2.2일에 불과하다. 올해 2월 “황사 발원지의 기온이 높고 겨울에 눈이 적게 내려 올봄 전국 평균 황사 발생일수가 평년(3.6일)보다 많을 것”이라던 기상청의 당초 예상과는 엇갈리는 결과다.

황사 ‘실종’은 저기압 약화와 바람 때문이다. 보통 내몽골 고원과 고비사막 등지에서 발생한 먼지와 미세입자가 저기압으로 상승한 뒤 서풍을 타고 한반도에 도착한 것이 황사다. 그러나 최근 이들 지역에서 저기압이 크게 약해졌고 서풍 대신 동풍 계열의 바람이 계속 불면서 한반도에서 황사를 볼 수 없게 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황사 발원지의 기온이 여전히 높고 건조해 저기압이 강해질 경우 언제든지 황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황사는 봄철(3∼5월)을 기준으로 1973년부터 2000년까지 매년 평균 3.6일 발생했다. 2001년에 20.1일로 가장 길었고 지난해에는 4.0일을 기록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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