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기온 오르면 농지값 하락”

  • 입력 2009년 4월 9일 03시 05분


지구 온난화로 인해 연평균 기온이 1도 오르면 ha당 농지가격이 최대 1900만 원가량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온이 평년보다 2도 오르면 10a당 쌀 생산량은 4.5%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창길 연구위원은 8일 발표한 ‘기후 변화가 농업 부문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지구 온난화가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이같이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연평균 기온이 1도 오르면 ha당 농지가격은 최소 약 1455만 원에서 최대 1924만 원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면적당 쌀 생산량이 줄어 농업 소득이 줄기 때문이다.

1975∼2006년 기온이 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기온이 19도 이하일 때는 1도 상승할 때마다 10a당 연간 쌀 생산량이 평균 24.4kg 증가했지만 20도 이상일 때는 오히려 6.2kg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기후와 작물의 생육 간 상관성을 정립한 ‘기후-작물생육(CERES-Rice) 모형’을 이용해 쌀 생산량을 예측했을 때는 1971∼2000년의 평년 기온보다 2도 올라가면 10a당 생산량은 4.5% 감소했다. 같은 상황에서 지역별 생산량 감소 예측치는 북쪽으로 갈수록 폭이 작았다. 전남북이 5.9∼6.9%. 충남북이 2.4∼2.7%였다. 반면 강수량의 증가는 농지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소로 작용해 연평균 강수량이 1mm 증가하면 ha당 농지 가격은 33만∼36만 원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기존 지구온난화 진행과정에 따른 농업의 변화를 살펴보면 기온 상승에 따라 새로운 병해충 발생이 증가했다. 갈색여치와 주홍날개꽃매미로 인한 사과, 복숭아, 포도 병해충 피해 지역이 증가했다. 벼는 줄무늬잎마름병이 1935년 경남 진주 밀양, 전남 구례에서 처음 발생한 뒤 점차 북상해 2001년에는 경기, 2007년에는 경기, 충남, 전북, 전남, 경남 등으로 확산됐다.

과일 주산지 변화도 감지됐다. 사과 주산지는 경북에서 충북과 강원으로, 겨울배추는 제주에서 전남 해남으로, 겨울감자는 전북 김제로, 복숭아는 강원 춘천으로, 한라봉은 전남 고흥, 경남 거제로 북상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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