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샅샅이… 제2의 지구 찾아라”

  • 입력 2009년 3월 6일 02시 59분


NASA, 내일 ‘케플러 우주망원경’ 발사

《드넓은 우주에 지구처럼 생긴 행성은 우리 지구 하나뿐일까. 어딘가에 있을 ‘제2의 지구’를 찾기 위한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7일 낮 12시 48분(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쏘아 올린다. 지름 2.7m, 길이 4.7m의 원통처럼 생긴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앞으로 3년 반 동안 우주 구석구석을 뒤지며 지구와 닮은 외계 행성을 찾을 계획이다.》

찾는 이유는

지구형 행성 우주에 10만개 외계생명체 찾기 위한 포석

왜 지구와 닮은 행성을 찾을까.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행성이라면 생명체가 존재할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결국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외계 생명체를 찾기 위한 포석이다.

그동안 천문학자들은 외계 생명체를 발견하기 위해 애를 써 왔다. 그중 하나가 외계 행성을 찾는 것이었다. 1995년 스위스 제네바 천문대 마이클 메이어 박사팀이 페가수스 별자리에서 외계 행성을 처음 발견한 뒤 지금까지 340여 개의 외계 행성이 발견됐다. 하지만 대부분은 목성형 행성으로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지구형 행성을 찾는 데 주력한다. 지구와 크기가 비슷하고, 지구처럼 중심별(태양)과의 거리가 적당해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으며, 중심별 주위를 1년에 한 바퀴씩 도는 외계 행성만이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감시’ 대상이다. 과학자들은 지구형 행성이 우주에 10만 개 정도 있는 것으로 추측한다.

어떻게 찾나

9500만화소 빛감지기 21개 30분마다 밝기의 변화 추적

10만 개나 되는데 우주망원경만 들이대면 한 개쯤은 쉽게 찾지 않을까. 하지만 행성은 태양 같은 별과 달리 스스로 빛을 내지 않는다. 별빛을 받지 못하면 어둠 속에 묻혀 있어 넓디넓은 우주에서 행성을 찾아낼 방도가 없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별에 생긴 행성의 ‘그림자’를 순간 포착해 외계 행성을 찾는다. 지구에서 볼 때 행성이 공전하다 중심별 앞을 지나가면 별의 표면에는 작고 동그란 그림자가 생긴다. 이것이 행성의 흔적이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이라고 순간적인 그림자를 직접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그림자가 생겼다 사라질 때 별빛이 아주 미묘하게 어두워졌다 밝아진다. 이 변화를 포착하면 행성의 크기, 밀도, 질량, 공전 주기를 분석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지구형 행성인지 알 수 있다. 우주망원경에 달린 9500만 화소짜리 빛 감지기 21개가 그림자를 찾는 ‘눈’이다.

지구가 태양 앞을 지나갈 때를 생각해 보자. 빛의 양으로 따지면 태양의 0.008%가 가려진다. 1만분의 1도 채 안 되는 적은 양이지만 우주망원경의 빛 감지기는 0.002%만 변해도 알 수 있다. 벼룩이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가리는 수준을 보는 것이다.

지구형 행성이 존재할 것으로 가장 기대되는 곳은 백조자리 주변이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이곳에 있는 17만 개의 별에 대해 30분마다 한번씩 밝기 변화를 추적할 계획이다.

몇개나 찾나

“30∼50개 발견할 것” 기대 하나도 확인하지 못할수도

우주망원경 프로젝트 책임자인 NASA 에임스연구센터의 윌리엄 보루키 박사는 3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30∼50개의 지구형 행성을 발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외계 행성을 발견하면 대개 3, 4번 관측해 확인해야 한다. 지구형 행성은 공전주기가 1년으로 길어 이 절차에만 3, 4년이 걸린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수명이 3년 6개월인 점을 고려하면 최악의 경우 하나도 확인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NASA는 케플러 망원경을 6년까지는 쓸 수 있을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2월 태양계를 닮은 외계 행성계를 찾아내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충북대 물리학과 한정호 교수는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태양계 바깥에 있는 가까운 외계 행성을 자세히 관측하는 데 유리하지만 발견 확률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케플러 우주망원경 외에 지구형 행성을 찾는 우주망원경으로는 2006년 12월 유럽우주국(ESA)이 쏘아 올린 ‘코롯(COROT)’이 유일하다. 코롯은 목성 크기의 외계 행성 6개와 지구 질량의 수십 배인 ‘슈퍼지구’ 1개 등 지금까지 모두 7개의 외계 행성을 발견했다.

지구형 행성이 많이 발견되면 과학자들은 탐사선을 보내 외계 생명체를 직접 찾을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유럽의 다윈 프로젝트와 NASA의 외계행성찾기(TPF) 프로젝트다. 과학자들은 2010년대 중반에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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