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오프블로그/트렌드]위치추적 당해도, CCTV 찍혀도 수긍

  • 입력 2009년 2월 10일 02시 59분


“사생활 보호보단 안전이 더 중요”

연일 떠들썩한 ‘강호순 연쇄살인사건’은 한국 사회에 ‘전자감시 트렌드(trend)’를 만들고 있습니다.

첫째는 이동통신 업체의 위치추적 서비스입니다.

가족의 안전을 지키려는 위치추적 서비스 가입자는 강 씨 검거 이후 평소보다 100배나 늘어났습니다.

위치추적은 일정 시간 간격으로 부모에게 자녀들의 위치를 추적해 알려주거나, 자녀들이 일정 지역을 벗어나는 경우 통보해 주는 내용의 서비스입니다.

긴급 상황 발생 시 미리 지정해 둔 사람들에게 긴급 통화나 문자를 보내주기도 하죠.

이런 서비스로는 SK텔레콤의 △자녀안심요금제 △가족안심 △친구 찾기 △안심레이더, KTF의 △친구 찾기 △아이서치 △센드(send) 위치, LG텔레콤의 △자녀 위치안심 △아이지킴이 △2시간 보디가드 등이 있습니다.

둘째는 강 씨의 이동경로를 추적해 검거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폐쇄회로(CC)TV 카메라입니다.

CCTV 카메라는 1년 전 남대문에 불을 질렀던 방화범 채모 씨 수사에서 큰 위력을 보였습니다.

채 씨의 범행 당일 행적은 버스와 거리에 설치된 카메라에 자세히 잡혔습니다. 마치 카메라가 뒤를 쫓은 것처럼 말이죠.

당시 너무나 다양한 각도에서 잡힌 CCTV 화면의 진위를 의심한 동아일보의 사건 담당기자들이 현장을 직접 확인한 뒤 “정말로 김포의 버스 한 대에 카메라가 4개씩 설치돼 있더라”며 혀를 내둘렀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지능형 CCTV 카메라도 등장했습니다.

200만 화소급 해상도에 360배 줌 기능을 가진 카메라는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얼굴을 일일이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합니다.

이런 제품은 화면에 잡힌 형체를 인식해 특정한 인상착의를 가려내거나, 사람들이 특정 지역을 벗어나는 것을 감시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 사회에서는 이런 첨단 CCTV 카메라를 늘려줄 것을 요구하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사람들이 사생활을 침해 받더라도 당장의 안전이 더 시급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이와 같은 ‘전자감시’ 트렌드의 기술과 서비스가 더 많이 등장할 것 같습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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