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사랑 관절사랑]<중>다친 아이 성장장애 주의하세요

  • 입력 2009년 1월 12일 02시 58분


어른과 달리 어린이의 관절에는 뼈를 자라게 하는 성장판이 있다. 골절사고로 성장판이 손상되면 뼈가 휘어지거나 짧아지는 기형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사진 제공 힘찬병원
어른과 달리 어린이의 관절에는 뼈를 자라게 하는 성장판이 있다. 골절사고로 성장판이 손상되면 뼈가 휘어지거나 짧아지는 기형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사진 제공 힘찬병원
얼음판에 꽈당!… 성장판 괜찮을까

소아골절의 15%… 팔다리 짧아지기도

다친후 골반높이 등 차이날땐 의심을

골절치료 끝나도 1년정도 검사 필요

눈이 오면 동심에 젖은 아이들은 마냥 즐거워한다. 눈이 얼어붙은 땅바닥에서 뛰어놀다가 자칫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눈에서 넘어진 아이들은 겉으로 봤을 때 별다른 상처가 없다. 그냥 툭툭 털고 일어난다. 그러나 피가 안 나고 아픈 곳이 없다고 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어른과 달리 어린이의 관절에는 뼈를 자라게 하는 성장판이 있기 때문이다. 골절사고로 성장판이 손상되면 뼈가 휘어지거나 짧아지는 기형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박승준 부평 힘찬병원 소아정형외과 과장의 도움말로 소아골절 후 성장장애에 대해 알아봤다.

○ 소아골절 팔다리 변형 등 후유증

성장기 어린이가 다쳤을 때 성장판 손상이라는 특별한 형태의 골절이 생길 수 있다.

어린이의 관절 부위에는 팔과 다리의 길이 성장을 담당하는 성장판이 있다. 성장판은 뼈보다 약한 연골로 이뤄져 있다. 성장판 손상은 손목 주위에 가장 흔히 발생한다. 무릎이나 팔꿈치 주변에도 생길 수 있다.

성장판이 손상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성장판 손상 후유증’. 단기적으로 보면 성장판 주변 뼈가 잘 붙은 것처럼 보이지만, 아이가 성장하면서 특정 부위의 뼈 길이가 짧아지거나 관절이 한쪽으로 휘어지는 증상이다. 이런 후유증은 연골로 돼 있는 성장판이 외상으로 인해 조기에 골조직으로 변하면서 그 부분의 성장이 멈추면서 나타난다.

소아골절 중 성장판 손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15% 정도 된다. 이 중 10∼30%는 성장판 손상 후유증으로 팔다리가 짧아지거나 휘어지는 변형이 나타난다.

골절 후 다친 부위를 회복시키기 위해 혈행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과성장이 나타나기도 한다. 즉, 다친 부위의 뼈가 오히려 자라는 경우다. 다리 골절 후 아이가 다리를 절뚝거리거나 골반 높이가 달라지거나 양쪽 어깨 높이가 차이가 난다면 과성장을 의심할 수 있다.

○ 자전거-인라인 타기 전 스트레칭을

성장판 손상은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성장판 부분은 연골로 돼 있어 X선 검사로 알기 힘들다. 또 통증이 없기 때문에 손상 상태를 알기 힘들고, 성장판 손상 후유증으로 진단받기까지는 짧게는 2∼6개월, 길게는 1년이 소요된다. 소아골절 후 초기에 치료를 받고 나았다 하더라도 성장판 손상 여부를 모르고 방치하다 성장장애나 뼈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

아이가 골절사고를 당했다면 성장판 손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치료가 완료된 후에도 1년 동안은 정기적으로 정형외과를 찾아 성장판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성장판 손상은 단순방사선 검사로 확인되기도 하지만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박 과장은 “아이는 ‘아프다’ ‘몸이 이상하다’고 호소하는 능력이 떨어지므로 골절 후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며 “아이의 성장과 관련된 문제이므로 전문의의 장기적인 상담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장판 손상을 막기 위한 예방법과 응급처치법을 익혀 두는 것도 중요하다.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기 전 스트레칭을 해서 관절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헬멧과 관절보호대를 반드시 착용한다.

관절 부위가 아프거나 부었다면 부목으로 고정시켜 주거나 얼음찜질을 해서 증상을 완화시킨 후 빨리 정형외과를 찾아야 한다.

○ 짧은 다리를 길게 하는 사지연장술

만약 외상 후 한쪽 다리가 짧아지거나 휘어지거나 길어졌다면 정형외과 검진을 통해 각변형(휘어짐), 단축(뼈 길이가 짧아짐), 과성장이 생긴 것은 아닌지 확인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양쪽 다리 길이가 2, 3cm 차이가 나면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짧은 쪽 다리를 길게 하는 ‘사지 연장술’이 가장 많다. 더 긴 쪽 다리의 성장을 억제시키는 ‘골단판 유합술’, 긴 쪽의 다리를 단축시키는 ‘골단축술’도 있다. 사지 연장술은 짧은 쪽 다리의 뼈에 인위적인 금을 내고 양쪽에서 서서히 잡아당겨서 그 사이에 정상 뼈 조직을 채워 넣어 뼈를 자라게 한다. 요즘은 뼈 전체에 금을 내지 않고 뼈 속 일부 부위에만 금을 내는 방법을 이용한다.

사지 연장은 늘여주는 길이에 따라 회복기간에 차이가 있다. 1cm를 늘이는 데 성인은 50일, 어린이는 25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뼈를 늘리는 기간(1cm당 10일)과 이후 일주일 정도는 무거운 짐을 드는 것을 피해야 한다. 이후에는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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